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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동난 MASH 시장…디앤디파마텍 'GLP-1 신약' 부상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6.19 14:42
수정 2026.06.19 14:44

글로벌 빅파마 다음 표적은 GLP-1 계열…DD01, 3상 앞둬

CB 발행으로 2500억 실탄 확보…"협상 서두를 이유 없다"

디앤디파마텍 본사 ⓒ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기술수출(L/O)에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통과한 자보페그듀타이드(DD01)을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와 협상에 나서면서다. 2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로 실탄을 채운 만큼, 서두르지 않고 '제값' 받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JP모건을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자문사)로 두고 DD01의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간학회(EASL)에서 임상 2상 48주 톱라인을 공개한 이후 빅파마와의 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잠재적 매수자들은 거래 여부를 결정하려면 임상 2상 결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방간염 해소에서 DD01 투약군은 62.5%가 호전됐다. 가짜약(위약)을 먹은 환자군(5.3%)보다 열 배 넘게 높은 수치다. '섬유화 개선' 지표에서도 DD01 투약군은 50.0%가 호전됐다. 위약 환자군(15.8%)의 세 배를 웃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적은 인원으로 거둔 성과라는 점이다. 검사 인원이 적으면 좋은 결과가 나와도 우연을 의심받기 쉽다. 표본이 작을수록 몇 명 차이로 수치가 출렁이기 때문이다. 이번 DD01 임상 2상의 효능 분석 대상은 투약군 16명, 위약군 19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DD01은 이 결과가 우연일 가능성이 1%에도 못 미치는 지표를 냈다. 적은 인원에도 약효가 분명하다는 의미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환자 수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약효가 위약군과 뚜렷이 구별되기 때문에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것"이라며 "다른 약들은 살을 빼고 2차적으로 지방간을 빼는 방식이지만 DD01은 글루카곤으로 간을 직접 타깃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고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DD01의 경우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싶어하는 빅파마의 수요에도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빅파마들은 하나의 질환을 두고 작용기전이 다른 여러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인 뒤, 가장 시장성 있는 하나의 약물을 추려 상업화한다. 하나가 실패해면 다른 하나로 채우겠다는 분산 전략이다.


지난해 대표 빅파마 3개사(GSK·로슈·노보 노디스크)는 약 14조원을 들여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FGF21) 계열' MASH 신약 포트폴리오를 보강했다. 이후 MASH 치료제 시장에서 L/O(기술수출) 후보로 떠오른 게 위고비로 유명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이다.


DD01은 GLP-1에 글루카곤(GCG)을 결합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1 계열에서는 드물게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다른 MASH 치료제와 견줘 경쟁력이 있다.MASH 임상에서는 가짜약을 먹은 환자도 일부는 저절로 호전된다. 그래서 약을 먹은 환자의 개선율을 그대로 쓰면 약효가 부풀려진다. 가짜약 환자의 호전분을 빼야 약이 실제로 기여한 몫이 남는다.


업계는 주로 최근 GSK에 팔린 보스턴 파마슈티컬스의 에피모스페르민 알파(BOS-580)와 DD01을 비교한다. 이 순수 섬유화 개선율에서 DD01은 34.2%, BOS-580은 24%를 기록했다. 먼저 팔린 약보다 DD01의 성적이 객관적으로 우월했다는 의미다. 디앤디파마텍이 '몸값'에 자신감을 갖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BOS-580은 임상 2상 이후 최대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에 팔렸다.


마침 자금도 넉넉하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4월 대규모 전환사채(CB)를 무이자로 발행했다. 3월 말 기준 보유 현금(246억원)에 이 4월에 발행한 CB(2265억원)을 합치면 가용 가능한 유동성은 2500억원 안팎까지 불어난다. 돈에 쫓겨 싸게 팔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정희령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긍정적인 섬유화 결과를 수령한 만큼 단기 기술이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의 FGF21 계열 MASH 치료제 인수 경쟁 이후 후기 단계의 유의미한 MASH 파이프라인 희소성이 높아진 만큼, 가격 프리미엄 부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우선 DD01의 임상 2상 전체 내용이 담긴 임상 최종보고서(CSR)는 오는 3분기에야 확인 가능하다. 톱라인이 좋아도 CSR에서 빈틈이 드러나면 협상이 틀어질 수 있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과도 아직 미지수다. 임상 2상은 섬유화가 경증에서 중등도인 환자(F1~F3)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장 위중한 간경변(F4) 단계는 빠져 있다. 환자 수가 수십 배로 늘어나는 임상 3상에서도 좋은 성적이 유지될지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MASH 치료제 자체가 세상에 처음 나온 제품이 아니라 빅파마들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약물"이라며 "임상 2상 톱라인이 긍정적으로 나온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DD01의 경우 경쟁 약물보다 용량을 빠르게 최고치까지 올렸는데도 안전성 면에서 우위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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