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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대출 꽁꽁' 뒤에선 '실적 압박'…진퇴양난 은행창구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6.17 07:07
수정 2026.06.17 07:07

5월 가계대출 다시 증가 돌아서자

금융당국, 7월 추가 규제 경고

은행권 실적 챙기기 딜레마 깊어져

지난 5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전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연합뉴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가계대출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대해 가계대출 관리 압박 수위를 높인 데다 다음 달 추가 대출 규제 시행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지침과 실적 압박 사이에 낀 은행 창구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2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에 관리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액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공모주 청약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초 설정했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에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증가율 목표를 1년 전 대비 0.2%포인트(p) 낮춘 1.5%로 설정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계대출 규모를 동결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최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연간 관리 목표치를 준수하지 못한 금융사를 매주 소환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7월에는 한층 강력한 추가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하반기 대출을 내주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을 예고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에 대해 규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지역에 '갭투자'(전세 낀 매매) 등의 형태로 주택을 보유한 채 본인은 다른 곳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비거주 차주들이 규제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이사철과 맞물려 신축 단지의 집단대출(잔금대출)까지 취급이 제한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피해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투기 목적을 어떻게 정밀하게 분리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부모 봉양, 자녀 교육, 지방 직장 문제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일괄 규제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주거 이동성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구체적인 규제 방식으로 우선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중단 혹은 축소 카드가 거론된다.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상이했던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일괄 하향 조정했는데, 이 한도를 더 축소하거나 보증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전세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1주택자를 넘어 무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DSR 적용까지 착수할 경우, 서민 주거 안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처럼 규제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은행권 내부의 사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국의 눈치를 보며 대출 공급을 억제해야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실적 압박이 적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에서 밀려난 수요자들이 고금리의 2금융권이나 카드론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강화한 규제가 결국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부실 위험을 제2금융권으로 전가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점의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지점별 대출 한도를 설정하거나 월별 쿼터를 줄이는 등 방식으로 총량을 통제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실적 목표치를 낮춰주는 것도 아니다 보니 피로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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