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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 숨 고르는데…물가 안정은 언제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6.16 15:52
수정 2026.06.16 16:31

종전 합의 소식에 원유 가격 하락…3개월 만에 최저

유가·환율 안정에도 물가 반영은 시차 불가피 전망

"물가 반영까지 시차 불가피…물가 안정 1년 안팎"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중동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는 모습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안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한 이후 국제 원유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9% 내린 배럴당 83.2달러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8% 하락한 배럴당 80.75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초기였던 지난 3월 10일 이후 약 3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쟁 확산 우려로 한때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보던 국제유가가 종전 기대감에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은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중동발 긴장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환율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 장중 1503.9원까지 내려가며 150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10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가와 환율 안정이 곧바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 변동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실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이미 크게 높아진 상태다.


올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한 달 전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 역시 같은 기간 5.2% 급등하며 기업들의 비용 부담 확대를 나타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높아진 원가 부담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과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물가 상방 압력은 완화되는 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안정 효과는 2~6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 진정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가 안정 효과가 실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더라도 유조선이 국내에 도착하는 데 한 달가량이 걸리고, 이미 높은 가격에 들여온 원유와 나프타 등이 생산 과정에 투입되고 있어 물가는 천천히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공급 측면에서는 유가 안정으로 비용 부담이 낮아지겠지만 총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유가 안정에 따른 하방 요인과 수요 확대에 따른 상방 요인을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이 중단된 유전이 재가동되고 파손된 시설이 복구되는 데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종전 양해각서 체결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후에는 공급 회복 속도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최고가격제가 적용되고 있어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오기 전까지는 가격 하락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가 안정 효과는 2~6개월 내 나타날 수 있지만, 1년 전보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되는 데는 1년 안팎이 걸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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