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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로봇 재활'…서울대병원, 뇌-로봇 임상 이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16 13:32
수정 2026.06.16 13:33

뇌신경 인터페이스 칩 이식 임상 총괄…300억원 규모 과제 참여

“로봇 움직임 넘어 촉감·압력까지 전달, 2032년 상용화 목표”

중추신경계 손상 장애 기능 복원을 위한 양방향 Brain-to-Robot 통합 아키텍처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의 운동 기능과 감각 회복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에 나선다. 환자의 뇌와 로봇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움직임과 감각을 복원하는 ‘양방향 Brain-to-Robot(뇌-로봇)’ 기술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재활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양방향 Brain-to-Robot’ 기술 연구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해 핵심 분야인 뇌신경 인터페이스(BCI) 칩 이식 임상을 총괄한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추진된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관련 협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으며,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국비 202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구진은 척수손상,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파킨슨병 등 기존 치료만으로 기능 회복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산학연병이 참여하는 대형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된다. 주관기관인 엔젤로보틱스가 전신형 외골격 로봇 개발을 맡고, DGIST와 엔사이드가 피질삽입형 전극 개발을 담당한다. KAIST는 체성감각 센서와 인공지능(AI) 기반 신호처리 기술을 개발한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BCI 칩 이식 임상을 총괄하며,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은 외골격 로봇 임상을 공동 수행한다.


(왼쪽부터) KAIST 공경철 교수, DGIST 장경인 교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 세브란스병원 나동욱 교수ⓒ서울대병원

최근 뇌에 이식한 전극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B2X(Brain-to-X)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Brain-to-Robot’ 기술은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환자의 대뇌 피질에 행동 의도를 읽어내는 ‘디코딩 전극’과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인코딩 전극’을 각각 이식해 로봇을 제어하고 감각을 뇌로 되돌려 보내는 양방향 폐루프(Closed-loop) 구조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움직이는 동시에 로봇이 받는 힘과 압력, 촉감 등의 정보를 수십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단위로 환자의 뇌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자가 단순히 로봇을 조작하는 수준을 넘어 손끝의 촉감이나 발바닥의 압력까지 인지하며 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완전한 양방향 뇌-로봇 시스템을 구현한 사례는 없다.


특히 이번 연구는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로봇, AI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기술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계에서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의 재활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내 첨단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안전한 임상 적용을 위해 MRI·MRA·DTI·PET 영상을 통합 분석하는 첨단 수술 계획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환자별 뇌 구조와 혈관 지도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고 최적의 전극 삽입 경로를 설계할 예정이다.


또한 운동 피질과 감각 피질에 초고밀도 전극을 이식하는 고도화된 수술 전략을 개발하고, 수술 중 실시간 뇌신호 분석을 통해 1mm 이하 수준의 정밀도로 전극 위치를 제어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술 정확도를 확보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시스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6~2027년)에서는 고밀도 피질삽입형 전극과 로봇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2단계(2028~2029년)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인체 임상을 추진한다. 이어 3단계(2030~2032년)에서는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인코딩·디코딩 AI, 전동식 외골격 로봇을 초저지연 통신으로 통합한 ‘조합형 의료기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와 상용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의료기기 개발 사업을 넘어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중대한 프로젝트”라며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운동 기능을 잃은 환자들이 다시 움직이고, 다시 느끼고, 다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임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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