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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블랙홀"…2조 달러 공룡이 월가 자금 빨아들였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14 12:00
수정 2026.06.14 12:03

IPO 시장판 흔든 머스크…우주주식 줄줄이 급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스페이스X 로고. ⓒ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740조원)를 돌파하며 월가를 뒤흔들었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성공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른 우주·성장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른바 '스페이스X 블랙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로 750억달러(약 103조원)를 조달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상장 첫날 주가는 19% 급등한 160.95달러에 마감했고 기업가치는 2조 1000억달러(약 2877조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에 등극했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화려한 데뷔 뒤에는 후폭풍도 이어졌다. 투자 자금이 스페이스X로 쏠리면서 다른 우주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버진갤럭틱은 30% 가까이 급락했고 로켓랩과 인튜이티브 머신스 등 주요 우주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한 종목이 시장의 산소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월가가 더 주목하는 부분은 IPO 시장의 부활 가능성이다. 투자은행들과 자산운용사들은 스페이스X 성공이 비상장 AI 기업들의 상장 러시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초대형 AI 기업들이 차기 IP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가 기존 '매그니피센트7(7개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국 증시 구도를 흔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테슬라와 메타를 넘어섰다며 월가에서 새로운 시장 주도주 그룹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매출의 90배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이스X 상장은 단순한 기업공개를 넘어 AI와 우주산업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투자 열풍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 자금이 소수 초대형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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