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니켈 촉매로 알카인에 선택적 수소 붕소화…합성법 개발
입력 2026.06.14 09:00
수정 2026.06.14 09:00
니켈 중간체 포착으로 반응 경로도 규명
(왼쪽부터) 홍성유 교수, 로드 얀우브 교수, 이정우 연구원, 김건하 연구원, 정서영 연구원.ⓒUNIST
국내 연구진이 분자 조립용 ‘붕소 손잡이’를 분자의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는 화학 합성법을 개발했다. 의약품 후보물질이나 기능성 유기분자를 더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화학과 홍성유 교수와 로드 얀우브(Jan-Uwe Rohde) 교수팀이 말단 알카인에 붕소를 선택적으로 붙이는 니켈 촉매 기반 반응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알카인은 두 개의 탄소가 삼중결합으로 연결된 분자 종류다. 여기에 붕소를 붙이면 이후 다른 분자와 쉽게 결합시킬 수 있어 의약품, 전자재료 합성의 중간 재료로 쓰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알카인의 삼중결합 중 하나를 열어 두 탄소에 수소와 붕소를 각각 붙이는 반응이다. 기존 합성법은 붕소가 주로 분자 끝 쪽 탄소에 붙는 방향으로 진행돼 만들 수 있는 중간물질 구조에 제약이 있었던 반면, 이번 합성법은 붕소를 분자 안쪽 탄소에 선택적으로 붙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합성법으로 얻은 중간물질을 기존에 알려진 항암제 벡사로텐 합성 경로에 적용했으며 알카인 구조를 가진 약물인 파르길린의 일부 구조를 바꿔 유도체를 합성했다.
합성 반응에서 사용한 니켈은 붕소가 들어갈 자리를 임시로 맡아두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니켈은 수소가 알카인의 한쪽 탄소에 붙도록 유도하고 자신은 반대쪽 탄소에 붙은 중간체를 만드는데 붕소가 들어오면 니켈이 빠지면서 그 자리를 붕소가 이어받는 방식이다.
연구의 또 다른 성과는 이 니켈 중간체를 직접 확인했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금속 중간체를 잡아낼 수 있는 전자상자성공명분광법(EPR)과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 원자 1개보다 작은 질량 차이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중간체를 포착했다.
또 계산화학 분석으로도 붕소가 안쪽 탄소에 붙는 이유를 뒷받침하는 결과를 얻었다.
홍성유 교수는 “연구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에 의존하지 않고도 니켈이라는 저렴한 물질을 이용해 알카인에 붕소를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음을 보인 사례”라며 “의약품 후보물질이나 기능성 유기분자의 합성 경로를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촉매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에이씨에스 카탈리시스’(ACS Catalysis)에 지난 4월 17일 출판됐다.
한편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집단연구 ERC과제 및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