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가장 이국적인 밤”…남산 아래 ‘하얏트 풀사이드 바베큐’ [임유정의 체크인 로그]
입력 2026.06.15 08:00
수정 2026.06.15 08:00
호텔의 대표 여름 콘텐츠…"5~9월 한정 운영"
아사도 그릴·훈연 조리 확대…전용 맥주도 출시
주말엔 스노우크랩 추가 제공·70여종 메뉴 구성
원육 직접 손질·조리 직전 커팅으로 품질 차별화
남산 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야외 수영장 전경. 저녁에는 '풀사이드 바베큐'가 열리는 야외 다이닝 공간으로 변신한다.ⓒ그랜드 하얏트 서울
남산 능선 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야외 수영장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짙은 남색으로 물든 하늘 아래 에메랄드빛 수면(水面)은 바람을 따라 잔잔하게 일렁였고, 물결 위로 비친 건물의 실루엣은 서울의 밤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호텔을 둘러싼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노란빛 조명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자, 테이블마다 초여름 밤 공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 특유의 분위기가 더해지며 번잡한 도심과는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했다.
남산의 짙은 녹음과 야외 수영장을 둘러싼 선베드가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해외 리조트에 온 듯한 감성을 자아냈다. 라이브 그릴에서 막 구워낸 바베큐 향이 테이블 사이를 가로질렀고, 저마다 식사하며 대화를 즐기는 모습은 여름밤의 정취를 한층 깊게 만들었다.
이곳은 서울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야외 다이닝 레스토랑 ‘풀사이드 바베큐’다.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 깊은 호텔의 대표 여름 콘텐츠로, 야외 수영장 데크에 마련된 좌석에서 라이브 그릴 요리와 뷔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디너 뷔페’ 형태로 운영된다.
기자는 지난 11일 저녁 7시께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찾았다. 이날 셰프들은 대형 그릴 앞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숯불 위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우대갈비와 양갈비에서는 진한 숯불향이 피어올랐고, 방문객들은 접시를 들고 취향에 맞는 음식을 골라 담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부터 메뉴 구성에 변화를 줬다. 텍사스 스타일 바베큐를 중심으로 남미 지역 음식에서 영감을 얻은 애피타이저와 사이드 메뉴를 함께 선보였다. 호텔 측은 바베큐와 잘 어울리는 페루·칠레 등 남미권 요리를 접목해 색다른 조합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풀사이드 바베큐는 호텔 안의 여러 부서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디저트는 베이커리팀에서, 샐러드와 해산물 등 콜드 메뉴는 콜드 키친에서 각각 준비한다. 육류는 정육 파트가 원육을 직접 손질한 뒤 메인 주방에서 밑간 작업을 거쳐 제공된다.
대표 메뉴로는 ▲망고 머스터드를 곁들인 바베큐 오리 ▲위스키 메이플 소스를 더한 양갈비 ▲치미추리 소스와 함께 제공되는 프라임 숏립 등이 꼽힌다. 이들 메뉴는 모두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자체 개발한 레시피를 적용해 선보이는 시그니처 메뉴다.
금요일과 토요일, 공휴일에는 차가운 아이스 플래터에 스노우크랩을 추가 제공한다. 주말 요금이 평일보다 1만4000원 높은 만큼 메뉴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메뉴 수만해도 시즌에 따라 70~80여 종에 달한다. 모든 메뉴를 경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셋팅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풀사이드 바베큐' 전경. 야외 수영장 데크를 따라 마련된 좌석에서 여름밤 디너 뷔페를 즐길 수 있다.ⓒ그랜드 하얏트 서울
특히 올해는 조리 방식 전반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까지 브리스켓(양지)과 풀드포크(돼지 어깨살)에만 사용하던 스모커(훈연 조리기)를 올해는 프라임 숏립(최상급 소갈비 부위)과 오리, 양갈비 등으로 확대 적용했다. 여기에 성능을 높인 신규 스모커도 추가 도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르헨티나식 ‘아사도(Asado) 그릴’의 도입이다. 아사도 그릴은 조리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구조로 화력을 세밀하게 다룰 수 있어 육질과 풍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고기 부위별 특성에 맞는 굽기와 식감 구현이 가능하다.
하얏트 관계자는 “식재료 관리 방식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라며 “일반적으로는 부위별로 손질된 고기를 납품받지만, 하얏트는 원육 상태로 들여와 내부 정육 파트와 셰프들이 직접 손질한다. 고기는 절단하는 순간부터 수분 손실이 시작되는 만큼 조리 직전에 커팅해 육즙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풀사이드 바베큐'에서 셰프가 훈연한 육류를 직접 커팅하고 있다.ⓒ그랜드 하얏트 서울
바베큐에 대한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사이 호텔 곳곳의 조명은 점점 선명해졌다. 수영장 주변과 건물 외벽을 따라 켜진 조명이 존재감을 드러내자 곳곳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잠시 식사를 멈추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날이었지만 남산 자락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생각보다 서늘했다. 한여름에도 담요를 찾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깨와 무릎에 담요를 두른 채 식사를 즐기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하얏트 전용 맥주도 새롭게 선보였다. 일부 추가 요금을 내면 ▲라거 맥주를 비롯해 ▲콜라 ▲제로콜라 ▲사이다 등 음료 4종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무제한 음료 이용고객에게는 민트색 전용 팔찌가 제공된다.
맥주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과 협업한 라거 맥주 ‘남산 1978’을 선보였다. 풀사이드 바베큐와 그랜드 하얏트 내 레스토랑 ‘더 테라스 키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로, 지난해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바베큐와의 궁합을 고려해 개발했다.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한 세부 요소도 새롭게 손봤다. 문베어브루잉과 협업해 생맥주의 풍미와 탄산감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전용 금속 컵을 제작했고, 야외 환경에 최적화된 전용 테이블 매트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호텔 측에 따르면 기존 천 소재 매트는 바람에 쉽게 날리고, 멜라민 소재 매트는 소스나 기름 등에 오염될 경우 관리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 이에 내구성과 실용성을 고려한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야외 다이닝 환경에 맞게 개선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풀사이드 바베큐'에서 제공되는 그릴 새우와 랍스터 요리.ⓒ그랜드 하얏트 서울
풀사이드 바베큐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날씨가 가장 큰 변수다. 우천 시에는 운영이 제한되며, 기상 상황에 따라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 호텔 측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청 예보와 위성 기반 기상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수시로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
하얏트 관계자는 “운영이 취소될 경우 고객들에게 사전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며 “식사 도중 비가 내리더라도 실내 좌석이나 가제보 좌석으로 이동해 식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풀사이드 바베큐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며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시즌은 오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최대 수용 인원은 178명으로, 주말에는 대부분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높다.
풀사이드 바베큐는 매년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라이브 밴드 공연과 클래식 공연을 진행했으며, 과거에는 해외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알로하 전통 무용 공연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얏트 관계자는 “매년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메뉴와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며 “도심 속에서 여름밤 바베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품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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