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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명의 생명나눔 기억"…삼성서울병원, 장기기증자 추모관 개관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08 15:57
수정 2026.06.08 15:59

장기기증자 이름 새긴 추모벽·생명나눔 우체통 조성

“기증자 예우 문화 확산·장기기증 인식 개선 기대”

삼성서울병원이 본관 1층 장기이식센터 외래 옆에 마련한 뇌사 기증자 추모관 ‘별하재’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이 뇌사 장기 기증자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유가족을 예우하기 위한 추모관을 개관했다. 정부가 장기 기증자 예우 문화 확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료기관이 선도적으로 추모 공간 조성에 나서면서 생명나눔 문화 정착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5일 본관 1층 장기이식센터 외래 옆에 뇌사 장기 기증자 추모관 ‘별하재’를 조성하고 개관 기념식을 진행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3년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장기이식센터 외래 벽면에 기증자를 기리는 추모판을 설치한 바 있다.


새롭게 문을 연 별하재는 기존 추모판을 확장한 공간으로, 병원을 찾는 누구나 기증자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고 접근성을 높였다. 또 기증자 유가족과 이식 수혜자가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생명나눔 우체통’도 마련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과 박재범 장기이식센터장을 비롯해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증자 유가족 34가족, 약 60명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삼성서울병원은 5일 뇌사 기증자 추모관 ‘별하재’를 병원 본관 1층 장기이식센터 외래 옆에 마련했다. 별하재 개관을 축하하는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왼쪽 4번째), 박재범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오른쪽 3번째),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오른쪽 5번째),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왼쪽 3번째) ⓒ삼성서울병원

이번 추모관 개관은 정부가 추진 중인 장기 기증 문화 조성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1차 장기 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생명나눔 예우 문화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청사와 박물관, 병원 등에 추모 공간 또는 기증자 현판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장기 기증 활성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뇌사 장기 기증자는 370명으로, 2023년 483명에서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이식 대기자는 2020년 4만3182명에서 지난해 5만4789명으로 늘었다.


2024년 12월 기준 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기간은 4년이며, 이식을 기다리다 하루 평균 8.5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1995년 첫 뇌사 장기 기증 이후 지난 5월 기준 총 529명의 기증자와 함께 생명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2012년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한 이후 기증자 헌화, 유가족 숙소 지원 등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병원 내 산책로에 ‘생명나눔 기억의 쉼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박재범 장기이식센터장은 “수많은 한계를 극복하며 발전해 온 장기이식의 밑바탕에는 생명을 나누어 준 기증자의 헌신이 있었다”며 “추모관은 이들을 기억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데서 나아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연결 고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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