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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내수 비상 걸린 '고환율 리스크'…이재명 정부, 외환 브레이크 잡을까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6.08 15:58
수정 2026.06.08 16:02

경제 기초체력인 펀더멘털 양호하지만

美 금리 인상론·외국인 매도에 환율 폭등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용인 안해"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를 넘어서면서 고환율에 따른 경제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물가 자극과 내수 침체라는 악재가 부각되면서, 이재명 정부와 외환당국이 가파른 환율 상승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1원 오른 1555.2원에 개장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초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급등하자 오전 중 외환당국이 즉각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고, 직후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되며 1535.0원으로 마감했다.


현재의 환율 급등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과는 동떨어진 움직임이라는 것이 정부와 당국의 공통된 진단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어 지난 4월에도 283억 달러에 육박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 1027억 달러 흑자로 4개월 만에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수출 호조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당분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리밸런싱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투자펀드 입장에선 외국인의 대한민국 보유물 비중이 너무 커져 버렸다"며 "펀드 내부 비중을 맞추기 위해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주식을 매도했고, 이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경제 지표 호조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당국은 현재 외환시장의 상황을 구조적 위기가 아닌 심리적 쏠림과 투기적 거래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시절과 달리 현재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 내 외화 유동성은 굉장히 풍부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시장에 달러 공급 요인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더 오르면 팔겠다는 기대 심리 탓에 기업과 투자자들이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쥐고 있는 수급 왜곡 현상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고강도 조치를 예고했다.


외환당국은 그동안 외국인들이 기계적으로 비중을 조절해 온 것은 맞지만, 최근의 환율 폭등에는 투기적 세력의 시장 교란 행위가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당국의 대응 방안은 투기 세력이 시장 쏠림과 교란을 유발하기 전 사전 예방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분석이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외환당국 메시지를 통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은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며 투기성 거래를 사전에 전면 차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진 중인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 구조 개편과 맞물려 이러한 투기 거래가 시장을 흔들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외환 거래에 대한 사전 감시를 강화하고, 통계적으로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이는 이탈 거래 포착 시, 즉각적인 기업 현장 방문 조사 등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시장에 달러 유동성을 순환시키기 위한 전방위적 행정 공조도 고려하고 있다.


기업들이 불필요하게 수출 대금을 외화 형태로 쌓아두거나 매도를 미루는 등 시장 쏠림을 심화시키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협조 요청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헤지 수요를 제도적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당국은 외국인들이 환헤지를 진행할 때 변동성이 큰 NDF(역외 선물환) 시장 대신, 국내 금융 시스템 내에 있는 DF(인도물 선물환) 쪽으로 유입되도록 유인책을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당국은 이러한 구체적인 시장 안정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후 추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현재의 고환율 리스크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깊은 경각심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의 리밸런싱 단계가 지나면 투기적 쏠림을 막아야 한다"며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절한 시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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