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앞둔 북한, '비핵화 불가' 쐐기
입력 2026.06.07 10:57
수정 2026.06.07 10:58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8~9일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증강 의지를 잇달아 드러내며 '비핵화 불가'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하고 있다.
핵보유국 지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시 주석이 북한의 이러한 입장을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7일 공개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외부 세력의 희망이나 수사적 표현에 따라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또 "국방과 주권에 대해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세계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 설명을 반박하는 내용이지만, 사실상 시 주석 방북을 앞두고 중국을 향해 비핵화 의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려 대내외적으로 '비핵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시 주석 방북을 앞둔 시점에 군사 현장 시찰을 이어가며 핵·미사일 전력 강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요 군수기업소를 방문해 북한군 작전집단 편성과 전투편제 개편에 따라 미사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현존 생산능력을 5개년 계획기간 내에 연차별로 장성시켜 2.5배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현장에서는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가(KN-23)로 추정되는 미사일 동체가 대량으로 공개됐으며, 김 위원장은 다양한 탄도·순항미사일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이달 하순 열리는 당 전원회의에서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영변 핵단지 내 신축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 지난 5년간 무기급 핵물질 생산능력이 "종전의 2배를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협의회에서는 "핵활동에서의 중요한 숫자들을 갱신했다"며 핵무력의 질적·양적 강화를 위한 지침도 제시했다.
또 4일에는 딸 주애와 함께 신형 5000t급 구축함 강건호의 항해시험을 참관하며 해군 핵전력 강화와 1만t급 신형 구축함 건조 계획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행보가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는 시 주석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중국 역시 방북 조율 과정에서 비핵화 의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일정 부분 양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 관련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외교적 고립과 경제 제재, 무력 압박 등을 통한 북한 안보 위협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이에 따라 이번 시 주석 방북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