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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민심 흔든 한동훈의 '새 선거 문법'…그 뒤엔 '올라운더 조력자' 있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6.07 00:00
수정 2026.06.07 00:00

韓, 인지도 넘어 선거 방식으로 정치인 역량 입증

신지호·안상훈·정연욱·진종오 등 후방 지원

"참모진 특급 조력 속 영리한 선거운동 빛났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5일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본회의에 참석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치열한 3자 구도를 뚫고 승리를 거머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선거전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높은 인지도를 넘어 기존 보수 정치인들과는 결이 다른 선거 캠페인, 정교한 메시지 운용, 바닥 민심을 파고든 현장 행보가 맞물리며 '정치인 한동훈'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승리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의원을 뒷받침한 '특급 조력자'들이 있었다. 신지호 전 의원과 정연욱·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이들은 전면에 나서기보단 선명한 구도로 전선을 정리하고 시기적절한 조언을 건네며 한 의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한동훈 의원은 5일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 등원했다. 그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시민의 힘으로 다시 이곳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지역을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고, 권력의 폭주를 막으라는 시민들의 강력한 바람을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실천하겠다"며며 "동료시민을 섬기고 동료의원들 말을 경청하겠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서 한 의원의 북구갑 승리는 극적인 반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내리 3선을 지내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은 지역인 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와도 경쟁해야 하는 무소속의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산과의 연고가 약하다는 점도 상대 진영의 주요 공세 지점이었다.


승리 요인으로는 타 후보를 압도하는 인지도가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우선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의 영리한 선거 행보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그간 호불호가 갈렸던 SNS 소통 능력이 이번 선거에서는 강력한 무기로 작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존 보수 정치인들에게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방식으로, 한 의원이 새로운 선거 문법을 보여줬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걸고 선제적으로 출마를 결행한 뒤 북구의 바닥 민심을 집요하게 파고든 뚝심도 빛을 발했다. 한 의원은 시장 바닥에 주저앉아 '토마토 할머니' '찰밥 할머니'로 불리는 상인들이 건넨 도시락을 함께 먹었고, 비 오는 날에도 시장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 이 같은 인간적인 모습은 그간 차갑게 비쳤던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외우며 눈높이를 맞추고, 부모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 역시 한 의원의 이미지 변화에 힘을 보탰다. 정치적 메시지뿐 아니라 생활 밀착형 스킨십이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셈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같은 행보의 뒤편에는 친한계 핵심 인사들의 조력도 있었다. 이들은 선거 전면에 나서기보다 철저히 무대 뒤에서 한 의원의 장점을 끌어올리는 역할에 집중했다.


원외에서는 각종 방송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 중인 신지호 전 의원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한 의원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낸 그는 베테랑 전략가답게 캠프 외곽에서 선거의 밑그림을 그렸다. 서울과 부산 북구를 수시로 오가며 주민, 지역 유지, 전통 보수층을 폭넓게 만났고 초기 표심이 갈리던 보수 유권자들의 쓴소리도 직접 들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 전 의원은 전통 보수층을 설득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메시지 방향도 정교하게 다듬었다. 전재수 당선인과의 정면 대립에만 매몰되기보다, 북구 민심을 먼저 읽고 전 당선인의 강점이었던 밀착형 스킨십을 벤치마킹하되 이를 뛰어넘는 더 깊은 현장 접촉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전재수보다 더 전재수답게' 다가가 교차 투표를 끌어내겠다는 외곽 구상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원내에서는 당의 경고에도 북구로 내려와 '한 달 살이'를 자처한 진종오 의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진 의원은 한 의원의 동선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스포츠 스타로서의 인지도를 활용해 시민들과 접점을 넓혔다. 구포시장과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매일 식사를 하며 대놓고 지지를 호소하기보다 친근하게 사진을 찍어주고 대화를 나누며 조용히 표심을 파고들었다.


지역 체육계 인사들과의 접촉도 이어갔다. 특히 한 의원의 핵심 공약인 낙동강변 'K-복합 아레나' 부지를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당선인이 4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부산 지역구 의원이자 한 의원의 대선 출마 당시 캠프에서 메시지를 전담했던 정연욱 의원은 이번에도 디테일을 책임졌다. 부산 지역 사정에 밝은 정 의원은 선거 초기 한 의원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다. 지역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현수막 문구 하나까지 꼼꼼히 챙겼다.


특히 매일 주민들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한 의원의 특성을 고려해 선거복 뒷면 이름이 잘 보이도록 디자인을 세심하게 조정했다. 후보 이름을 일자로 새기는 대신 아치형으로 배치해, 고개를 숙였을 때도 이름이 또렷하게 보이도록 한 것이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후보의 반복된 현장 행보를 선거 이미지로 연결한 장면이었다.


캠프 내 여러 의견을 거쳐 정립된 공약들을 정책적으로 가다듬은 것은 안상훈 의원의 몫이었다. 안 의원은 부산시청과 북구청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며 공약의 완성도와 현실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행 가능한 지역 비전으로 다듬기 위한 작업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밭이나 구도, 인물로 봤을 때 쉽지 않은 선거였다. 이곳을 무소속으로 부딪쳐야 한다는 것은 구도상 좋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의원이 당선된 것은 선거운동을 탁월하게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SNS와 숏폼 활약을 붐업 시켰던 것을 큰 과정에서 볼 때 굉장히 훌륭했다"며 "본인의 젊은 센스와 정치적 역량도 있었겠지만 주변 도움 없이는 혼자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주면 참모들 덕분에 선거운동이 빛이 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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