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꿈꾸던 간호학도부터 일본 공대생까지, 유어즈가 무대 위로 ‘올인’한 이유 [D:인터뷰]
입력 2026.06.07 09:31
수정 2026.06.07 09:31
군필돌 맏형과 2009년생 막내의 8살 차이도 무색… 다국적 장벽 파파고로 깨부수며 증명한 솔직한 청량함
데뷔 30일을 갓 넘긴 신인 보이그룹 유어즈(YUHZ). 그러나 출발선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짧지 않았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비 마이 보이즈’(B:MY BOYZ)를 통해 최종 데뷔조로 확정된 뒤 8~9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친 이들은 그 사이 경쟁자는 팀이 됐다. 처음에는 서바이벌 안에서 살아남아야 했지만, 이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유어즈 ⓒ피나클엔터테인먼트
팀명 유어즈는 ‘유어 헤르츠’(Your Hertz)에서 온 이름이다. 세상에 흩어진 파동이 모여 너와 나를 연결하는 하나의 음악이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멤버 효, 이연태, 문재일, 김보현, 카이, 강준성, 박세찬, 하루토는 지난달 7일 첫 싱글 ‘오렌지 레코드’(Orange Record)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러쉬 러쉬’(Rush Rush)로 활동했다.
멤버들은 서바이벌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실제 팀으로 자리 잡는 동안 시간이 걸린 만큼, 방송 중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멤버들과도 합을 맞추며 팀을 만들어나갔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무대를 몇 번 해봤지만 정식으로 데뷔하고 저희 노래로 무대에 서보니까 같은 무대여도 다른 기분이었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설렘과 떨림이 있었죠. 처음에는 싸우지도 못했고 솔직한 얘기도 잘 못했는데, 8~9개월 동안 많은 얘기를 하면서 서로 못 맞췄던 부분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문제가 생기거나 분위기가 안 좋아질 때도 바로바로 얘기하면서 해결할 수 있게 됐죠”(효)
데뷔까지의 공백이 길었던 만큼 유어즈를 정식 공개하기 직전 망원한강공원에서 진행한 버스킹은 유어즈에게 중요한 기억으로 남았다. 시민들 앞에서 직접 팀을 알리는 자리였고, 데뷔곡을 처음 공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버스킹을 먼저 제안한 것도 멤버들이었다.
“저희 팬분들도 계셨고 모르는 분들도 함께 봐주셔서 또 다른 에너지를 받았어요. 데뷔까지 준비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미리 앨범 곡들을 공개하고 싶었고, 또 저희를 모르는 분들께도 알리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회사에 얘기했더니 버스킹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죠. 저희를 모르는 가족분들도 이름을 불러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데뷔 전에 힘을 많이 얻었어요”(카이)
버스킹 이후 박세찬은 오렌지 머리로 온라인에서 반응을 얻기도 했다. 세찬은 “저를 기억해주시는 수단이 앨범 컬러인 오렌지 머리라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팀과 저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필돌’로 화제를 모은 맏형 보현은 팀 안의 나이 차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2001년생인 그와 2009년생 막내 연태, 세찬은 8살 차이가 나지만 오히려 서로 말하고 고쳐가는 과정에서 나이 차이는 무색해졌다.
“나이 차이라기보다 제가 살아온 경험에서 보이는 것들과 연태나 세찬이처럼 어린 멤버들이 보이는 모습이 다르잖아요. 처음엔 제가 더 보살펴줘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이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세찬이 나이 때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던 부분들이었고, 저도 누군가 알려주면서 바뀐 거거든요. 그래서 항상 알려주려고 해요. 멤버들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바로 고쳐주고, 반대로 제가 놓친 부분이 있으면 ‘보현이 형,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줘요. 그래서 나이 차이가 무색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보현)
유어즈 효 ⓒ피나클엔터테인먼트
다국적 구성도 유어즈의 중요한 색이다. 팀에는 한국, 일본, 멕시코, 필리핀 배경의 멤버들이 함께한다. 언어와 문화 차이는 처음엔 장벽이었지만,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저희 일본인 멤버가 세 명인데, 처음에는 저희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언어 문제도 있었고 한국어를 지금보다 더 못했을 때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도 의견을 많이 못 내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럴 때 한국 멤버들이 ‘천천히 얘기해도 된다’, ‘형은 어떤 생각이냐’고 물어봐주고 파파고를 돌리면서 도와줬어요. 문화 차이가 있어도 한국 멤버들이 바로바로 도와주고 해결해줘서 힘들었던 것보다 고마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희도 일본어를 알려주면서 서로 재미있게 해왔어요”(효)
서로 다른 지역의 사투리도 팀 안에서는 작은 웃음거리가 된다. 준성은 일본어를 배울 때 하루토에게 물어보면 오사카 사투리로 배우게 된다며 웃었다. 반대로 일본인 멤버들이 보현에게 한국어를 배우면 울산 사투리가 섞인다는 장난도 오갔다.
‘비 마이 보이즈’ 이후 데뷔까지의 시간 동안 멤버들이 가장 집중한 것은 합이었다. 각자 살아남기 위해 달렸던 서바이벌과 달리, 이제는 여덟 명의 속도와 방향을 맞춰야 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이후에는 서로의 합을 맞추는 걸 중점으로 두고 연습했어요. 작년에 일본 팬콘서트도 있었고 대중분들께 잠깐씩 보여드릴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순간들을 준비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합을 맞춰갔습니다”(준성)
“저희 8명 다 성장했어요. 재일이가 연습을 주도해주는데, 웃자고 ‘우리는 이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팀워크가 좋아졌다는 뜻이에요”(보현)
효에게는 ‘일본인 최초 1위 데뷔’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처음에는 부담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처음에는 1등이라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다른 서바이벌 출신 팀들을 보면 확실한 1등의 모습이 있었으니까요. 방송이 끝나고 1등이라는 결과가 실감이 안 나면서도 부담감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축하해주고 연락도 오고 하니까 부담만 갖지 말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지내도 되는구나 싶었어요”(효)
그가 이전에 참가했던 ‘보이즈플래닛’을 통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의 영향도 언급했다. 일본에서 케이팝(K-POP) 서바이벌 출신 그룹의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제로베이스원 선배님들이 일본에서도 인기가 정말 많았고, 그분들 덕분에 저도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비 마이 보이즈’가 나오기 전까지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포기하지 못하고 준비했는데, 그런 선배님들이 남겨주신 결과 덕분에 저도 더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효)
멤버들의 이력은 제각각이다. 초등학생부터 연습생의 길로 들어서는 요즘 트렌드와는 달리 대학까지 다니다가 뒤늦게 케이팝에 입문한 멤버도 적지 않다. 특히 보현은 간호학과를 휴학하고 아이돌에 도전했다. 중학생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실용음악을 배운 적은 있었지만, 변성기 이후 공부에 집중했고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전환점은 군 복무 중 찾아왔다. SNS를 통해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고, 휴가를 모아 서울에서 오디션을 본 뒤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중학생 때는 공부를 잘해서 의대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을 깨닫고 나서는 병원에서 의료 쪽 일을 하고 싶어서 간호학과에 갔고요. 아이돌이라는 꿈은 지금 당장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군대에 있을 때 SNS를 열심히 했는데 제안이 한두 개씩 오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라이즈(RIIZE) 성찬 선배님 같은 분들을 보면서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가를 모아서 서울에 가 오디션을 봤는데 2차를 또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가능성이 있나 보다 싶었죠. 그래서 전역하고 휴학한 뒤 서울로 올라오게 됐어요”(보현)
유어즈 준성 ⓒ피나클엔터테인먼트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기보다 멤버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흰색 같은 사람’. 준성은 팀 안에서 밝은 에너지를 내면서도 멤버들의 의견을 받아주고 분위기를 맞추는 쪽에 익숙한 멤버다. 어릴 때부터 악기를 다뤄온 경험 역시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방식보다 팀 안에서 조화를 만드는 감각으로 이어졌다.
“초등학생 때 친형을 따라 방과후 수업으로 우쿨렐레를 시작했어요. 그냥 형 따라 하고 싶은 아이였는데, 실수로 오래 해버렸죠(웃음). 중학교 때도 진로 교육 무대에서 우쿨렐레 대표로 선 적이 있었고요. 처음에는 가수를 하고 싶어서 노래를 준비했는데, 우연히 캐스팅을 받거나 오디션 볼 기회가 생기면서 아이돌 쪽으로 천천히 넘어오게 됐어요. 제 자신을 드러내고 주장하기보다 다른 사람 의견을 받쳐주고 도와주는 걸 좋아해요. 팀에 합류해서도 그런 역할을 많이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준성)
연습생 기간이 짧았던 하루토도 팀 안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멤버다. 일본에서 기계공학과에 다니던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 아이돌의 길을 떠올렸다. 비슷한 또래 참가자들이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며 도전의 의지가 생겼고, 이후 한국어와 춤, 노래를 처음부터 익혀야 했다.
“원래 오디션 프로그램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이즈플래닛’을 보는데 참가자들 나이가 저랑 비슷한 거예요. 그걸 보고 갑자기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생 경험도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고, 한국어도 잘 못하는 상태에서 레슨을 받으니까 혼나고 있는 건 알겠는데 왜 혼나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웃음).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계속 적어두고 공부했어요. 지금은 머리로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몸에 익히려고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하루토)
마지막으로 유어즈의 목표를 묻자 멤버들은 신인상과 연말 무대, 더 크게는 세계 정복까지 말했다. 농담처럼 나온 말이지만, 그 안에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선 팀의 욕심이 담겨 있었다. 유어즈는 아직 서툴다. 그러나 그 서툶을 숨기기보다 그대로 꺼내놓는 것이 지금 유어즈의 색이다. 서바이벌이 골라낸 8명은 이제 같은 주파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파동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이제부터 유어즈가 직접 증명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