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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로' 외치던 조국, 낙선에 대표직 사퇴까지…혁신당 간판 상실 위기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6.05 00:00
수정 2026.06.05 00:00

낙선한 조국 "책임지고 당대표 물러나겠다"

민주당과 합당 논의 동력 잃으며 당 기반 '흔들'

조국 부재로 당 결속력 약화 우려도 나와

"조국 정치 재기, 혁신당 생존 시험대 올라"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한 후 캠프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유의동 당선인에게 밀려 낙선한 데 이어, 선거 결과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까지 내려놓으면서 혁신당이 중대 기로에 섰다. '국민의힘 제로'를 외치며 보수 견제의 선봉을 자처했던 조국 대표가 정작 자신의 원내 복귀에 실패한 데다 그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도 물러나면서, 혁신당이 사실상 '간판 상실'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재선거는 조 대표 개인에게 단순한 지역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은 뒤 치러진 첫 정치 복귀 시험대였기 때문이다. 조 대표 역시 선거 기간 "이번 선거와 평택 발전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며 승부수를 띄웠고, "당선되면 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며 범민주진영 재편 구상까지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평택을 재선거에서 조 대표는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한 가운데, 유 당선인에게 밀리면서 끝내 낙선했다. 조 대표가 선거 막판까지 "큰 평택, 큰 일꾼 조국"을 내세우며 표심 결집에 나섰지만 보수층 결집과 여권 표 분산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패배가 조국 개인을 넘어 혁신당의 존립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됐던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 후보와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고, 양측이 네거티브 공방까지 벌이며 혁신당과 친명계 인사들 사이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혁신당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경우 민주당과의 흡수 합당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선거 후유증과 당내 반발 등을 고려하면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장 합당 논의를 꺼낼 상황은 아니다'는 기류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는 혁신당 내부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조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6·3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혁신당 이름으로 헌신한 당원들 앞에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지 못했다.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범민주진영 '촛불혁명 이후'의 실패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비전과 가치 중심의 연대와 단결이 필요하다고 믿어왔다"면서도 "이번 선거 결과로 범민주진영 내부 논쟁과 균열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조 대표는 당의 존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당이 12석을 가진 진보개혁적 원내 3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새 지도부와 함께 혁신당 DNA를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 번의 전투에서 졌다고 전쟁을 포기하는 법은 없다"며 향후 정치 행보 가능성도 열어뒀다.


혁신당의 구조적 한계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혁신당은 원내 12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구 기반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조 대표가 상징성과 구심점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패배와 당대표직 사퇴가 당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대표 개인의 정치 행보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총선 비례대표 당선 이후 당선무효형으로 실형을 살았고, 출소 직후 곧바로 뛰어든 재선거마저 패배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사법개혁 의제의 상징성과 강성 지지층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생명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선거 과정에서도 일부 지지층은 "민주당의 개혁 동력을 보완할 인물이 필요하다"며 조 대표를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당은 결국 조국이라는 상징성을 중심으로 성장한 정당인데, 그 상징이 흔들린 상황에서 당의 존재 이유를 어떻게 재정립할지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며 "조 대표 개인의 정치적 재기 여부뿐 아니라 혁신당 자체의 생존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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