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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프3 유예·법정공시 이견…금융위 ESG 로드맵 ‘진통’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6.05 14:21
수정 2026.06.05 14:31

AIGCC "스코프3 도입 1년 유예가 적절"

"거래소 아닌 법정공시 체계 전환해야 신뢰 높여"

법정공시 필요성 공감대…이달 중 최종안 발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금융위원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로드맵을 두고 해외 투자자를 비롯해 여당에서도 잇따라 보완 요구가 나오고 있다.


공급망 온실가스 배출량인 Scope3(스코프3) 공시 의무화를 2031년으로 미루는 방안은 지나치게 늦고, 거래소 공시가 아닌 법정공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가 최종 로드맵 발표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기후변화투자자그룹(AIGCC)은 최근 발표한 한국 ESG 공시 관련 보고서에서 금융위가 제시한 스코프3 공시 일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AIGCC는 이미 상당수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스코프3를 공개하고 있는 만큼 장기 유예보다는 1년 수준의 제한적 유예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코프3가 기업의 전환 계획과 기후 리스크를 평가하는 핵심 정보인 만큼 보다 이른 시점에 공시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통해 자산 30조원 이상 기업은 2028년,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은 2029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스코프3 공시는 기업 규모별로 추가 유예기간을 둬 2031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공시 체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거래소 공시 방식보다 사업보고서 등 법정공시 체계를 통해 재무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를 함께 공시해야 투자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ESG 관계자는 "AIGCC 보고서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스코프3 공시 시기가 지나치게 늦다는 지적과 법정공시 체계 도입 필요성"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성 정보를 재무정보와 동일한 수준의 공시 체계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도 거래소 공시를 거쳐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기존 구상에 대해 여러 의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민병덕·박상혁 의원 등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법정공시 전환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현재 거래소 중심의 자율공시 체계로 운영되는 지속가능성 공시를 사업보고서 내 법정공시 체계로 편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ESG 정보를 재무정보와 동일한 공시 체계에서 관리해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투자자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 의원은 스코프3 공시 유예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래부터 스코프3 공시 유예기간 축소와 법정공시 전환을 주장해왔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관련 법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달 한국회계기준원이 개최한 국제 세미나에서도 "스코프3는 기업 부담을 고려한 이행 유예와 지원 장치를 마련하되 지나치게 느슨한 예외로 국제 신뢰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금융위는 당초 5월 중 ESG 공시 최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스코프3 적용 시기와 법정공시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발표 시점을 6월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과 ESG 공시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중 최종 로드맵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AIGCC와 연기금 등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법정공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법정공시 전환 여부는 기업 준비 수준과 공시 인프라 구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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