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사후 방제에서 사전 방제로 전환
입력 2026.06.01 17:35
수정 2026.06.01 17:35
농진청, 통합방제체계 가동
해외 기류 분석해 국내 유입 시기·지역 예측
이달부터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 시범 운영
바이알코팅 샘플 사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벼멸구 피해 대응 방식을 사후 방제에서 사전 방제 중심으로 전환한다. 해외에서 기류를 타고 들어오는 벼멸구의 유입 경로를 예측하고, 현장에서 신속 진단한 뒤 지역별 약제 효과까지 평가하는 ‘예측-진단-방제’ 통합방제체계를 현장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벼멸구는 베트남·중국 등에서 기류를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대표적인 비래 해충이다. 지난 2024년에는 이상 고온과 맞물려 3만4000ha에 달하는 논에 피해를 줬다. 농진청은 올해 유입 예측 정보 시범 제공과 맞춤형 방제 지원을 통해 피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응은 유입 예측, 현장 진단, 맞춤형 약제 선정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벼멸구는 유입 초기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기온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짧은 기간에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농진청이 구축한 통합방제체계는 서울대·국가농림기상센터와 함께 베트남·중국에서 출발하는 기류를 분석한다. 벼멸구가 이동 중 생존할 가능성, 국내 유입 경로, 하강 지점 등을 파악해 도착 시기와 지역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유입 예측 정보는 6월부터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에서 시범 운영된다. 농진청은 이후 자동 문자 알림 서비스와 연동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농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유입 가능성을 파악하면 예찰 시기와 방제 판단을 앞당길 수 있다.
또 강원대학교와 공동으로 벼멸구, 애멸구, 흰등멸구 등 멸구류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신속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현장에서는 의심 개체를 빠르게 확인하는 LAMP 진단법을 활용하고, 실험실에서는 여러 시료를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는 KASP 마커를 적용한다.
LAMP 진단법은 일정한 온도에서 유전자를 증폭해 특정 해충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는 현장형 분자 진단 기술이다. KASP 마커는 유전적 차이를 이용해 여러 시료를 한 번에 판별하는 분자표지 기술이다. 예찰포와 농가 현장에서 수집한 멸구류를 신속하게 구분하면 방제 시점을 놓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약제 효과를 빠르게 평가하는 기술도 보급한다. 약제가 코팅된 밀봉 유리병에 벼멸구를 넣어 살충 시간을 확인하는 바이알코팅법이다.
기존 검사 방식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약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은 ‘바이알코팅법을 이용한 벼멸구 시험 약제의 신속 검정방법’으로 등록됐다.
신속 진단과 약제 검정 기술은 국립식량과학원 작물환경과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농진청은 지자체와 협력해 관련 기술을 농가에 확대 보급하고, 벼멸구 방제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손지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환경과장은 “벼멸구는 유입 초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기온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짧은 기간에 급격히 증식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선제 대응 기술을 현장에서 신속히 전파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