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ETF·ISA로 돈 몰리자 은행 예금 ‘썰물’…“기업예금·MMT 키워야”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5.31 11:25
수정 2026.05.31 11:25

1분기 은행 예금 유입 21조 그쳐…주식 주변자금은 32조 몰려

가계 저축성예금 3.2조 순유출…ETF 시총 360조·ISA 증권사 쏠림 가속

하나금융硏 “가계예금 확보 한계…기업예금·MMT 중심 전략 전환 필요”

국내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며 은행 예금 기반이 약화되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금융 중심으로 수익구조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됨.

리드: 국내 증시 상승세와 함께 시중 자금이 ETF·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하면서 은행 예금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가계예금 확보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은행들이 기업예금과 특정금전신탁(MMT) 확대, 기업금융 강화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31일 하나금융연구소는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이동에 따른 은행의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증시 호황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 예금 유입액은 21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주식 주변자금 유입액 31조8000억원보다 적었다.


실제 예금 흐름 변화도 뚜렷했다. 예금은행 원화예금 가운데 올해 1분기 가계예금 순유입액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저축성예금은 3조2000억원 순유출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도 1분기 동안 약 15조원 감소했다.


연구소는 저축성예금 비중이 90%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상승 영향으로 가계 자금이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상당폭 이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탁고는 1분기 동안 109조9000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주식형 펀드 증가분만 52조3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ETF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ETF 시가총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360조70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약 5배 확대됐다.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 규모도 지난해 35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만 2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와 함께 ‘포모(FOMO·기회상실 공포)’ 현상이 확산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전업주부의 주식시장 참여부터 미성년자 주식계좌 증가와 주식계좌 개설을 위한 고령자들 대기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에서도 증권사 중심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점유율은 2020년 20.5%에서 지난해 26.5%로 상승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ISA 시장 규모는 62조원으로 성장했으며, 투자중개형 ISA 비중은 72.1%에 달했다.


투자중개형 ISA 상위 10개 운용자산 중 ETF 비중은 47.7%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이 같은 흐름이 은행의 예금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금 수급계좌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금융투자상품 선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예금 확보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이 종합투자계좌(IMA) 도입 등을 추진하면서 정기예금 대체재가 확대될 경우 은행 수신 경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가계대출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역량 강화와 기업자금 유치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단순 기업대출 확대가 아니라 AI 기반 신용평가 도입, 산업별 전문 심사역량 강화, 중소기업 데이터 확보 등을 통해 보다 정교한 기업여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들이 머니마켓펀드(MMF)나 랩어카운트 등 금융투자상품보다 기업예금이나 특정금전신탁(MMT) 등 은행 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소는 “기업대출 확대 경쟁이 부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보다 정교한 기업 분석과 중장기 상환능력 중심의 자금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은행·증권·운용사·벤처캐피털 간 협업을 통해 생산적 금융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