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연대 성명으로 경선 개입…목사 징역형 집유 확정
입력 2026.05.30 15:27
수정 2026.05.30 15:27
"50만 단체가 사퇴 촉구 성명 동참" 허위 글 밴드에 게시
대법 "후보자 당선 방해 성질…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데일리안DB
대규모 단체가 국회의원 당내경선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에 동참한 것처럼 허위 글을 올린 목사와 지역 언론사 객원기자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와 지역 언론 객원기자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A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이, B씨에게는 벌금 200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A씨와 B씨는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2024년 3월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경쟁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네이버 밴드에 게시하면서 회원 약 50만명 규모의 단체가 이에 연대한 것처럼 단체명을 표시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성명 발표나 내용에 동참한 사실이 없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계정이 해킹 또는 도용됐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누군가가 단 한 차례, 그것도 A씨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 글을 게시하기 위해 계정을 해킹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가 문제가 된 게시글의 댓글에 직접 답글을 단 뒤 계정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B씨는 2심에서 해당 단체가 연명했다고 믿었다며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배척했다.
쟁점은 특정 단체의 연대 여부에 관한 허위 내용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에 관한 사실'에 해당하는지였다. 1심은 "특정 단체가 후보자에 대해 특정 의견을 표시했다는 것은 후보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실에 해당하고, 후보자의 당선 경쟁력을 약화해 궁극적으로 당선을 방해하는 성질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당내 경선에서의 낙선 목적 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당내 경선 이전의 낙선 운동은 당내 경선뿐 아니라 당해 선거에서의 낙선 목적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