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반려인’ 표심 잡기…지방선거판 달군 펫보험 공약
입력 2026.05.30 07:13
수정 2026.05.30 07:14
진료비 표준화·등록제 정비 공약 잇따라
강제력·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과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펫보험 관련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잇달아 펫보험 관련 공약을 내놓으며 반려인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 완화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병원마다 차이가 큰 진료비 체계를 개선해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고, 펫보험 활성화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진료 과정에서 필수 항목과 선택 항목을 구분해 안내하는 ‘반려동물 안심 진료체계’ 구축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진료비 산정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어 소비자 불신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동물등록제와 연계한 ‘내장형 등록칩 무료 지원’ 공약을 내놨다.
유실·유기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등록 체계를 고도화해 반려동물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공약의 실효성이다. 업계에서도 진료비 표준화와 동물등록 체계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진료행위와 질병에 대한 표준체계를 마련한 바 있다.
외이염·결막염 등 질병 3511종과 초진·입원·예방접종 등 진료행위 4930종의 명칭과 코드를 표준화하고 주요 질환에 대한 표준진료 절차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진료비 편차가 크다.
반려동물 의료는 사람 의료와 달리 건강보험과 같은 공적 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하지 않아 정부가 마련한 표준체계 역시 의무가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물러서다.
결국 동물병원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제도 정착이 쉽지 않은 구조다.
법 개정 권한이 없는 지자체 차원의 공약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물등록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보험업계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내장형 등록칩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호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신규 등록된 반려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내장형이 아닌 외장형 등록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외장형 등록은 인식표나 목걸이 형태로 탈부착이 가능해 내장형보다 개체 식별 정확성이 떨어진다.
보험업계가 내장형 등록칩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가입자가 외장형 등록 정보를 악용해 보험금을 부정 청구할 가능성을 줄이고 정확한 개체 식별을 통해 보험사기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장형 등록칩을 무료 지원하더라도 실제 등록 방식 전환으로 이어질지 역시 미지수다.
보호자들의 부작용 우려와 거부감이 여전한 데다 고양이는 아직 의무 등록 대상이 아니어서 등록체계 자체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펫보험 활성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실제 제도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료비 표준화 범위와 적용 방식, 동물등록 체계 운영 등을 놓고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반려인 단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수가제나 등록제 개선은 지자체 차원을 넘어 정부와 국회, 수의업계, 보험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인 만큼 공약이 실제 제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