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보다 ‘안전’ 먼저 맞췄다…대한항공·아시아나, 합동 탈출시범
입력 2026.05.29 09:26
수정 2026.05.29 09:26
대한항공·아시아나 객실승무원 첫 합동 비상탈출시범
B787-9·B737-900 투입해 비상착수 상황 점검
6월 5개 기종 대상 인수합병 종합점검비행 진행
통합 항공사 앞두고 운항·객실 안전 체계 검증 본격화
대한항공객실훈련센터에서 구명정 탑승 시범을 진행하는 모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안전 체계 검증’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조직과 브랜드 통합에 앞서 실제 운항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승무원 비상 대응 절차를 하나로 맞추는 과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본사와 객실훈련센터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 입회 아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비상탈출시범을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사 객실승무원이 함께 통합 비상탈출 훈련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범은 지난 2년간 국토교통부 감독 아래 양사가 협력·추진해 온 통합 항공운항증명(AOC) 인가 이행 계획의 일환으로, 양사 객실승무원이 동일한 수준의 안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시범에는 보잉 787-9와 보잉 737-900 등 2개 기종이 투입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지 않은 대한항공 기재를 활용해 아시아나 승무원들이 통합 운영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양사 객실승무원은 각각 14명씩 총 28명이 참여했고,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8명이 지원했다.
시범은 크게 네 가지 항목으로 진행됐다.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는 비상착륙·착수 장비 사용에 대한 구술 심사와 구명정 탑승 시범이 이뤄졌다. 승무원들은 국토교통부 감독관 주관 아래 비상장비 사용 능력, 비상착수 이후 구명정 탑승, 생존 및 구조 요청 절차 등을 점검받았다.
본사 격납고에서는 실제 항공기를 활용한 비상탈출시범이 이어졌다. 보잉 737-900 기종에서는 이륙 활주 중 엔진 화재가 발생해 이륙을 중단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객실승무원들은 출입문 개방, 탈출 슬라이드 사용, 승객 탈출 유도 절차를 수행했다.
보잉 787-9 기종에서는 비상착수 상황이 설정됐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 도착 전 양쪽 엔진에 문제가 생겨 인근 바다에 비상착수하는 시나리오다. 승무원들은 착수 전 객실 준비부터 탈출 지시, 구명정 운용까지 단계별 절차를 시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검증은 다음 달 종합점검비행으로 이어진다.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진행되는 인수합병 종합점검비행은 양사의 항공기와 인력이 통합 운영 체계 아래 실제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점검비행은 6월 2일과 4일, 8일 등 세 차례 진행된다. 대상 기종은 대한항공 보잉 737, 아시아나항공 에어버스 A321·A330·A350, 보잉 777 등 총 5개 기종이다. 김포~광주, 인천~부산, 인천~제주 노선에서 왕복 5회, 총 10개 구간으로 운영된다.
운항승무원은 각자 자사 항공기를 조종하고, 객실승무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력이 섞인 혼합 편조 방식으로 탑승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은 전 과정에 동승해 통합 안전 운항 체계를 점검한다.
점검비행에서는 회항, 최소장비목록 적용, 계통 결함, 엔진 화재, 여압 상실, 응급 환자 발생 등 실제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비상 상황이 시나리오로 적용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시범을 통해 양사 승무원이 통합 운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인했다”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체계적인 훈련과 검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