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속 드러난 긴축 시그널…"하반기 두 차례 인상 현실적"
입력 2026.05.29 06:59
수정 2026.05.29 06:59
점도표 21개 중 19개 현 금리 상회…금통위 '매파' 기조 강화
신현송 "적절 시점 금리 인상 필요"…7월 인상 가능성 부상
"물가 안정 기대할 수 있지만…환율 안정 효과 크지 않을 듯"
"금리 인상시 가계 이자 부담↑…10~15bp 점진 인상 필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금통위원 대다수가 향후 6개월 내 금리 인상을 예상한 데다, 인상 소수의견과 총재의 강한 발언까지 겹치며 연내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결정으로 한은은 지난해 7월·8월·10월·11월과 올해 1월·2월·4월에 이어 이날까지 여덟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금통위원들의 매파적 기조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총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현 기준금리(2.50%)보다 높은 수준에 분포했다. 3.00% 전망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개, 3.25%가 2개였다.
현 수준 유지 전망은 2개에 그쳤으며, 금리 인하를 예상한 점은 없었다.
지난 2월 공개된 점도표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당시에는 21개 점 중 16개가 2.50%에 집중됐고, 인상 전망은 1개에 그쳤다.
최근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데다,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세도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금통위원들의 시각이 매파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추가 긴축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역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게 이어지면서 글로벌 긴축 우려도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신 총재는 "적절한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긴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 확대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성장세 지속 가능성,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주요 리스크로 언급했다.
신 총재는 점도표와 관련해서도 "금리를 언제 올리느냐,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 어디까지 올리느냐가 중요하다"며 "점도표를 보면 세 가지 질문의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2023년 1월(3.25%→3.50%)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는 동결했지만 점도표와 총재 발언을 종합하면 상당히 강한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준 회의였다"며 "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3분기 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안정 측면만 놓고 보면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상 시나리오는 충분히 현실적인 경로"라며 "물가뿐 아니라 환율 안정과 금융안정까지 함께 고려하겠다는 한은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물가 안정 효과는 기대할수 있겠지만, 현재 예상 인상 폭으론 환율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금리 인상시 가계 이자 부담과 내수 위축 충격도 커질 수 있는 만큼, 10~15bp 수준의 점진적 인상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