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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1년] 방향 잡은 행안부…권한·재정·안전 체감도는 진행형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5.27 11:04
수정 2026.05.27 11:04

AI 민주정부·자치분권·재난안전 3대 축 전면 배치

지방교부세 74조원대에도 자율재원 확대는 과제

‘기후재난’ 실질적 피해 감소로 효과 검증해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행정안전부는 AI 민주정부, 자치분권, 재난안전을 3대 축으로 내세우며 국민 체감 행정과 지역 균형성장, 재난 대응력 강화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행정안전부 정책은 AI 민주정부, 자치분권, 재난안전이라는 3개 축으로 압축된다. 정부혁신은 인공지능(AI) 기반 공공서비스 전환으로, 자치분권은 지방이 살아나는 균형성장으로, 재난안전은 국민 일상 속 위험을 줄이는 예방체계로 방향을 잡았다.


행안부가 맡은 국정과제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정부 국정과제 가운데 행안부 주관 과제는 12개, 실천과제는 45개다. 여기에는 국민소통플랫폼 활성화, AI 정부 대전환, 공공데이터 개방, 주민자치권 확대, 지방재정 확충, 지방소멸 대응, 재난안전관리체계 확립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방향과 체감 사이의 간극이다. AI 행정은 중앙 플랫폼 구축을 넘어 국민 불편을 얼마나 줄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자치분권은 지방에 사무만 넘기는 방식보다 권한·인력·재정이 함께 이동했는지가 핵심이다. 재난안전 역시 법과 조직 정비보다 실제 피해 감소와 현장 대응시간 단축이 성과 기준이 돼야 한다.


정부24+와 AI 국민비서, 혜택 알리미는 분산된 공공서비스를 한 곳에서 안내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원스톱 창구 넓힌 AI 행정…‘디지털 사각지대’ 해소가 관건


행안부의 1년 성과 가운데 가장 전면에 놓인 것은 ‘AI 민주정부’다. 행안부는 2026년 달라지는 제도를 ▲국민을 우선하는 AI 민주정부 ▲지방이 살아나는 균형성장 ▲국민 일상 속 안전 확보로 나눠 제시했다.


일반음식점·미용업 영업신고를 시·군·구청 원스톱 창구에서 신청하도록 하고, 정부24를 AI 기반 ‘정부24+’로 고도화하는 방안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국정과제상 AI 민주정부는 30대 핵심과제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와 정부 업무방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행안부는 AI 공통기반 마련, 공무원 AI 역량 강화, 공공데이터 개방, 공공 AI 시장 창출, AI 영향평가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제시했다. 행정 내부 효율화와 대민서비스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구조다.


예산도 이를 뒷받침한다. 행안부의 2026년도 예산안은 76조4426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사업비는 6조6665억원으로 전년 본예산보다 43.8% 늘었다. 분야별로는 국민 안전 2조5197억원, 자치발전·균형성장 2조5921억원, AI 민주정부 및 정보화 8649억원, 사회통합 등 6898억원이다.


행정서비스 개선 사례는 비교적 명확하다. 정부24+는 분산된 공공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중복 인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AI 국민비서와 혜택 알리미는 국민 개별 상황에 맞는 행정서비스 안내를 목표로 한다. 공공데이터는 AI 서비스 개발 수요와 기업 요구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개방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다만 AI 민주정부 성과는 시스템 구축 규모보다 실제 이용률과 만족도가 관건이다. 공공서비스가 AI 기반으로 바뀌더라도 고령층, 장애인, 디지털 취약계층이 접근하기 어렵다면 체감 성과는 제한된다. 중앙정부 시스템은 고도화됐어도 지자체 현장 인력과 예산이 따라가지 못하면 지역 간 행정서비스 격차도 커질 수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AI는 행정 효율성과 국민 체감 서비스를 동시에 혁신할 핵심 수단”이라며 “공공기관이 AI를 효과적으로 도입·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뢰 기반 AI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중앙 공모사업과 국비 확보에 의존할수록 자체 사업을 설계할 자율재원은 줄어들고, 분권의 체감도는 낮아질 수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공모사업 매달리는 지자체들, 자율재원 없는 분권은 '외화내빈'


반면 가장 무거운 쟁점은 자치분권과 지방재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 지방의회법 제정, 주민자치권 확대, 맞춤형 권한이양, 지방재정 확충 등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장기적으로 6대 4를 지향하되 우선 7대 3까지 개선하고, 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구조 개선도 추진 과제로 올렸다.


지방재정 규모만 놓고 보면 행안부 역할은 작지 않다. 행안부가 공개한 2026년 지방교부세 예산은 제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총 74조343억원이다. 보통교부세가 66조237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특별교부세 2조485억원, 부동산교부세 4조6982억원, 소방안전교부세 1조503억원이 뒤를 잇는다.


특별교부세는 지역현안 40%, 재난안전 50%, 국가지방협력 10%로 배분된다. 지방재정 여건 변화나 예기치 못한 재정수요에 대응하는 기능은 분명하다. 재난 복구, 지역 현안, 국가와 지방 협력사업에는 빠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


쟁점은 자율성이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정부 기준재정수요액에서 기준재정수입액을 뺀 부족분을 보전하는 장치다. 지방정부가 일정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유지하도록 돕는 재원인 만큼 균형 기능이 크다. 반대로 말하면 상당수 지자체가 자체 수입만으로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고보조사업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 사업이 늘면 지방 현장에서는 국비 확보 성과로 보일 수 있다. 더불어 지방비 매칭 부담이 함께 커진다. 재정 여력이 약한 지자체일수록 자체 사업보다 중앙 공모사업 대응에 행정력을 집중하게 된다. 권한이양이 재정·인력 이양 없이 진행될 경우 지방에는 자율보다 부담이 먼저 쌓일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단기 대책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지방소멸대응기금, 고향사랑기부제도 같은 사업을 내세워 지역 소비와 생활인구 확대를 꾀했다.


행안부는 2026년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 규모를 2025년 1조원에서 1조1500억원으로 늘리고, 수도권 3%, 비수도권 5%, 인구감소지역 7%로 차등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의 세액공제율을 기존 16.5%에서 44%로 높였다.


그럼에도 지역경제 구조 개선이나 인구 유입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소비 여력을 보완하는 수단에 가깝다.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이나 산업 생태계 확충 효과까지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지방소멸대응기금도 집행률과 사업 지속성, 생활인구 증가 효과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별교부세는 현안 대응 기능과 별개로 배분 기준의 투명성 논란을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다.


한 광역지자체 관계자는 “국비사업이 늘어도 지방비 매칭 부담이 커지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재정 여력은 넓어지지 않는다”며 “자치분권을 평가하려면 사무 이양 건수보다 지방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재원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폭우와 산불, 폭염 등 기후재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재난안전 정책은 예측 시스템을 넘어 현장 대응시간과 실제 피해 감소로 검증돼야 한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디지털 경보 157자로 늘려도…'현장 전달력' 없으면 공염불


재난안전은 행안부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는 재난안전관리체계 확립, 재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예방·대응 강화, 생명안전 관련 법령 정비, 재난예측·감시시스템 고도화, 피해 보상 강화 등이 포함됐다. 행안부는 중앙 재난안전 조정 기능과 지방 현장 대응을 연결하는 부처다.


성과관리 체계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 행안부는 2026년 재난안전사업 평가에서 22개 중앙행정기관의 291개 사업을 평가했다. 결과는 우수 60개, 보통 185개, 미흡 46개다. 비율로 보면 우수 20.6%, 보통 63.6%, 미흡 15.8%다. 국민체감 분야 4개, 업무혁신 분야 2개 등 6개 사업은 모범사업으로 선정됐다.


구체적 성과도 있다. 선박항로 표지시설 설치·운영사업은 항로표지 운영률 99.84%를 기록했다. 해양오염 예방활동 사업은 유류 등 해양오염 물질 유출량을 전년보다 33% 줄였고, 신고 건수는 55% 늘었다. 해킹바이러스 대응체계 고도화사업은 악성문자 사전 감지 시스템 도입으로 스미싱 문자를 전년보다 71.7% 줄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평가는 재난안전 정책이 예산 편성에 그치지 않고 사업별 성과를 따지는 체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평가를 통해 부처별 사업 효과성을 점검하고, 모범사업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우선 고려하는 방식이다. 미흡 사업에는 소관 부처가 성과관리 개선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최근 기후재난은 폭우, 산불, 한파, 폭염처럼 반복성과 강도가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중앙 컨트롤타워 강화가 필요하지만 1차 대응은 지자체, 소방, 경찰, 현장 공무원이 맡는다. 중앙 지휘가 촘촘해질수록 현장 자율성과 판단권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기반 재난 예측과 디지털 경보체계 역시 양면성이 있다. 주민대피지원단을 모든 시·군·구로 확대하고, 재난문자 글자 수를 90자에서 157자로 늘리는 조치는 현장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시스템 오류, 개인정보 보호, 지역 간 장비 격차, 고령층 접근성 문제는 재난안전의 새로운 취약 지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광용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재난안전사업 평가 결과와 관련해 “정부의 재난안전사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모범 사례는 전 부처에 널리 확산시키고, 미흡한 사업은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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