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걸린 ‘세월호법’…기본권으로 명문화
입력 2026.05.26 14:01
수정 2026.05.26 14:02
행안부, 생명안전기본법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직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 신설
안전영향평가 도입…사고 예방 강화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법률상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 공포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 만에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법적 권리로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가 법률상 기본권으로 명시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 만에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법적 권리로 규정하는 법률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26일 국민 안전권과 국가의 보호 책무, 독립조사기구 설치 등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 공포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법률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생명안전종합계획, 안전영향 분석·평가,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 등 일부 조문은 공포 후 1년 뒤 적용된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법률에 담은 것이 핵심이다. 이 권리는 대한민국 영역 안에 있는 외국인에게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없이 적용된다.
법률은 피해자의 권리도 구체화했다. 사고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참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사고 원인 조사와 조사 과정 참여를 요구할 권리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정부, 기업 등은 국민 안전권 보장을 위한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위원회는 생명안전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산업재해, 자살, 자연재난,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 각 부처 대책 추진 상황을 총괄한다.
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행안부 장관과 민간위원이 공동 부위원장을 맡으며 4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가 차원의 생명안전종합계획도 5년마다 수립된다. 안전권 보장을 위한 주요 정책 방향, 법령·제도 기반 조성, 피해자 권리 보장, 관계기관 협업과 교육·훈련 등이 계획에 담긴다. 안전 관련 재정과 인력 확보도 국가 의무로 규정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법령을 제·개정하거나 계획·사업을 추진할 때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각 기관은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과 안전 확보의 실효성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평가 대상과 방법, 시기는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한다.
대형 재난 조사 체계도 바뀐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가 상설 행정위원회 형태로 설치된다. 조사위원회는 인명·재산 피해가 크거나 사회적·경제적 영향이 광범위한 안전사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장이 요구한 사고, 위원회 의결로 조사 대상으로 정한 사고 등을 다룬다.
피해자 회복 지원 근거도 법률에 담겼다. 정부는 안전사고 피해자의 신체·정신·경제적 회복을 위한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의 기억·추모, 공동체 회복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기업 등에는 안전사고 관련 정보 제공 책무가 부여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단순한 선언이나 추상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법적 권리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정부는 수많은 아픔과 간절한 염원이 모여 만들어진 생명안전기본법이 그 취지에 맞게 우리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