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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구니가 불룩?"…어른·아이 위험한 탈장 신호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27 04:00
수정 2026.05.27 04:00

성인은 복벽 약화, 소아는 선천적 요인 영향

초기 증상 뚜렷하지 않아 발견 늦어질 수 있어

"자연 회복 안 돼…적절한 시기 치료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탈장은 복부 장기나 조직 일부가 약해진 복벽의 틈을 통해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특정 자세에서만 증상이 나타나 단순 불편감으로 넘기기 쉽지만,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방치 시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과 소아는 발생 원인과 치료 접근 방식이 다른 만큼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인 탈장, 방치하면 장 괴사 위험도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장 환자는 2021년 9만2334명에서 2024년 10만4797명으로 약 13% 증가하며 증가세를 나타냈다. 성별로는 같은 기간 남성 환자가 5만1529명에서 5만8844명으로, 여성 환자는 4만814명에서 4만5953명으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인에게 가장 흔한 탈장은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다. 중장년 남성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나지만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배꼽 주변에 생기는 ‘배꼽 탈장’(제대 탈장)과 과거 수술 부위에 발생하는 ‘절개 탈장’도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성인 탈장은 선천적인 복벽 약화 외에도 노화, 만성 기침, 변비, 반복적인 복압 상승, 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복벽이 약해지거나 복부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질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임채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탈장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누우면 들어갔다가 서면 다시 나타나는 특징 때문에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돌출 부위가 커지고 불편감도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특정 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오래 서 있거나 기침을 하거나 배에 힘을 줄 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단순한 이물감이나 묵직함 정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교액 탈장’이다. 장이 탈장 부위에 끼여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상태로, 극심한 통증과 구토, 복부 팽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대부분 진찰과 촉진만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초음파나 CT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다. 약해진 복벽을 인공막으로 보강해 재발 위험을 낮추며,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탈장의 위치와 형태, 재발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임 교수는 “탈장은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복대를 착용해 일시적으로 불편감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액 탈장으로 진행될 경우 장 괴사 위험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숙아라면 더 주의…소아 탈장, 부모 관찰 중요
부모가 자녀를 돌보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 탈장은 소아에서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 질환 중 하나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 치료를 받았거나 미숙아로 태어난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소아 탈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서혜부 탈장을 의미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만삭으로 태어난 영아의 약 3~5%에서 발생하며,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는 발생률이 약 3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소아 탈장은 성인과 달리 대부분 태아 발달 과정과 관련된 선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태아 시기 남아의 고환과 여아의 난소는 복부 안쪽에서 제 위치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형성된 통로가 출생 후 자연스럽게 닫혀야 한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통로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남아 있고, 그 틈으로 장이나 지방 조직이 빠져나오면서 탈장이 발생한다.


성별 차이도 뚜렷하다. 나영현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남아에서 여아보다 약 5배 이상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남아의 고환 이동 과정이 상대적으로 길고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약 10%는 가족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 탈장의 대표 증상은 사타구니 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아이가 울거나 힘을 주는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감돈 탈장’이다. 빠져나온 장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끼어버린 상태로, 튀어나온 부위가 단단해지거나 붓고 색이 변할 수 있다. 아이가 심하게 보채거나 구토, 복통, 수유 거부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상태가 지속되면 장 괴사나 장천공,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소아 탈장 역시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아 수술이 원칙이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나 교수는 “소아 탈장은 장 괴사나 장폐색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으로 진행되기 전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미숙아 출생 이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부모가 더욱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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