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공주산성시장 뒤덮은 붉은 물결…박근혜 "김태흠, 충남 미래 맡길 인물" 힘 싣기
입력 2026.05.26 00:10
수정 2026.05.26 00:10
붉은 옷 지지층 집결…차량 뜨자 연호
박근혜 "김태흠과 오랜 인연, 검증된 리더"
김태흠 "지방 권력 넘어가면 일당 독재"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충남 공주산성시장을 방문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유세 중이다. ⓒ데일리안 김주혜 기자
25일 오후 충남 공주산성시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둔 시장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붉은색 옷을 입은 지지자들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용근 국민의힘 후보는 TV 토론 직후 "대전에서 오토바이 타고 왔다"며 급히 현장에 합류하기도 했다.
오후 3시 55분께 박 전 대통령 차량이 시장 남쪽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연호가 터져 나왔고,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등장한 박 전 대통령은 시민들과 손을 맞잡으며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양옆으로 늘어선 시민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바빴다. 박 전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후보, 최원철 공주시장 후보, 윤용근 후보와 함께 동행해 좁은 시장길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장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를 향해 사실상 공개 지지 메시지를 던지며 충청권 보수 결집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할 것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께서 충청남도의 미래를 위해서 묵묵히 열심히 해오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막판 접전 국면으로 흐르는 충남지사 선거판에서 김 후보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는 순간이었다.
메시지를 던진 박 전 대통령은 약 300m에 달하는 시장길을 걸으며 본격적인 현장 스킨십을 펼쳤다. 허리를 숙여 기다리던 시민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을 때마다 지지자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좁은 시장길은 앞서 경호원들이 길을 열면 박 전 대통령을 필두로 김 후보와 최원철 후보, 윤 후보가 뒤따르고, 그 뒤를 수십 명의 지지자가 발걸음을 맞추며 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행렬로 변모했다.
이날 현장에는 당 지도부와 주요 인사들이 총집결해 당 차원의 총력전 분위기를 방증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대위원장과 박충권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성일종 김태흠 캠프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현장에 도착하자 팽팽하던 분위기 속에 짤막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성일종 위원장이 송언석 위원장을 향해 "왜 대구 의원이 여길 와"라며 농담을 던지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뒤늦게 송 위원장을 발견하고 "여기 출마하시게요?"라고 웃으며 묻자, 송 위원장은 "저도 유세 왔는데, 대통령님 오신다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답해 다시 한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충남 공주산성시장을 방문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유세 중이다. ⓒ데일리안 김주혜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오후 4시 20분께 일정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자, 김 후보의 본격적인 연설이 시작됐다. 유세차에 오른 그는 "오늘 박 전 대통령께서 충남 공주를 방문해 주신 이유는 공주가 우리 충남, 더 나아가 보수의 심장이기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도 공주고등학교(54회) 재학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치인으로서, 지도자로서 살겠다는 꿈을 키웠다"며 "공주는 제 두 번째 고향이다. 흔들림 없이 해온 저를 믿어달라"고 공주와의 깊은 연고를 부각했다.
연설에서 김 후보는 철저한 '지역일꾼론'을 앞세워 최 후보, 윤 후보와의 원팀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도지사 선거는 지역을 위해서 누가 더 일을 잘할 것이냐 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지, 중앙 정치 흐름이나 권력이 개입하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최 후보가 4년 동안 일 잘하지 않았나.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 한 번 더 시켜야 동력을 받는다"며 "저와 최 후보, 윤 후보가 함께 당선돼 공주의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압도적으로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4년간 도정 성과를 수치로 제시하는 성과론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첫 취임 당시 8조 3000억 원 수준이던 충남의 국비 예산을 올해 12조 3000억원까지 4조원 가까이 늘렸다"며 "기업 유치 역시 전임 도정의 14조 5000억원대에서 3배가 넘는 50조원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일 잘하는 일꾼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백제한옥단지 조성, 공공기관 유치, 제2서해대교 건설 추진 등의 공약을 언급하며 "지난 4년 동안 충남의 백년대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면 이제 완성의 길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거대 여당을 향한 강한 견제론을 펼치며 보수층의 위기감도 자극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보라. 행정부뿐만 아니라, 2년 전 총선으로 입법부까지 장악해 무소불위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검찰을 해체하고, 3심 제도를 없앤 채 4심 제도를 만들고, 사법부까지 장악했다"며 "여기에 지방 권력인 이번 지방선거까지 민주당한테 간다면 대한민국은 일당 독재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