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슴 졸였지만’ 류현진…한·미 통산 200승 금자탑
입력 2026.05.24 17:27
수정 2026.05.24 17:27
류현진 한미 통산 200승 달성. ⓒ 한화 이글스
‘코리안 몬스터’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위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괴물답게 볼넷은 단 하나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한화가 5-2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불펜진이 실점 없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시즌 5승(2패)째이자 한·미 통산 200승 고지를 점령했다. 국내외 프로리그를 통틀어 한국인 투수가 통산 200승을 달성한 것은 ‘송골매’ 송진우(전 한화·통산 210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메이저리그(MLB) 승수가 포함된 기록으로는 최초의 대기록이다.
지난 12일 키움전에서 199승을 달성한 뒤, 17일 KT전에서 불펜 방화로 아쉽게 대기록을 미뤄야 했던 류현진은 이날 초반부터 날카롭게 칼을 갈고 나왔다. 3회까지 두산 타선을 완벽한 삼자범퇴로 요리하며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4회 박지훈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땅볼과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한화 타선도 류현진의 위업을 돕기 위해 화끈하게 폭발했다. 1회말 문현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한화는 4회말 요나단 페라자의 우월 솔로 홈런(시즌 9호)과 이도윤의 1타점 적시타로 3-0까지 달아났다. 5회말에도 이원석과 문현빈이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며 5-0으로 점수 차를 벌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은 6회 정수빈에게 3루타, 박찬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고, 7회에도 2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한 뒤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과정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리얼 드라마였다. 8회초 바뀐 투수 김종수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대타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진짜 지옥은 9회초였다. 마무리 박상원이 등판하자마자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무사 만루’라는 최악의 위기에 몰린 것.
대전 구장 전체에 차가운 침묵이 감돌았지만, 박상원은 박찬호를 투수 땅볼, 박지훈을 파울 플라이, 카메론을 유격수 땅볼로 지워내는 기적 같은 무실점 피칭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며 류현진의 200승을 완성시켰다.
류현진 한미 통산 200승 달성. ⓒ 한화 이글스
지난 2006년 KBO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 석권했던 류현진은 한국에서 7시즌 동안 98승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최고 무대인 MLB에서도 LA 다저스(54승)와 토론토 블루제이스(24승)를 거치며 11시즌 동안 78승을 수확,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2024년 친정팀 한화로 전격 복귀한 류현진은 복귀 후 이날까지 24승을 추가하며 마침내 KBO 통산 122승, MLB 통산 78승을 엮은 ‘선발 200승’ 역사를 써냈다.
이날 류현진의 든든한 조우미로 활약한 이원석(4타수 2안타 1타점)과 페라자(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의 불방망이도 빛났다.
한편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기분 좋게 싹쓸이하며 3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시즌 23승 24패를 기록, SSG를 제치고 단독 5위로 도약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반면 한화의 기세에 밀려 3연패 수렁에 빠진 두산은 22승 1무 25패로 공동 6위까지 주저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