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원화가치 뚝뚝, 코스피는 8000 터치…기초체력 부실 속 착시 어쩌나
입력 2026.05.26 07:08
수정 2026.05.26 07:08
1년 새 100원 뛴 환율…1500원선 위협
주가는 활황, 단기간 코스피 8000선 돌파
그늘진 민생경제…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8000선 돌파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간 코스피 상승세에도 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가 주가를 밀어 올리면서 코스피는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1517.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에는 장중 1536.9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긴축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며 환율은 불안한 상태를 지속 중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5월 환율이 1350~1390원선에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원화 가치가 100원 이상 폭락한 셈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팔고 떠나고 이로 인해 증시가 흔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1년 전 2700선을 밑돌던 코스피는 올 들어 8000선을 돌파하며 196.3%가량 급등했다.
문제는 단기간 코스피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그리면서 최근 들어 외인들의 자금 이탈이 본격화하고 있단 점이다.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으로 46조3395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 매도 행렬이다.
국내 증시 고평가 인식이 확산하면서 외인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달러 부족 현상을 부추겨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기형적인 흐름은 국내 경기 전반에 그늘을 드리우는 듯하다.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부채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도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 및 중동 불안이 수입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남았다.
주가가 아무리 천장을 뚫어도 환율이 높으면 석유 등 에너지, 수입 원자재, 식료품 등의 가격을 통제하기 힘들어진다.
기업들은 생산 비용 상승 부담이 가중되고, 고물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시장 수요자들은 소비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환율’ 간 디커플링 현상은 자칫 고물가 속 경기 침체가 고착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변동성은 낮아진다는 공식이 깨졌다”며 “당분간은 증시 방향성과 관계없이 변동성이 큰 흐름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대한 리스크 관리 기준을 다시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가치 방어와 물가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크단 점에서 가계 부실 우려를 최소화하고 내수를 살릴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