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베끼고 권리화까지”…특허심판원, 블루엘리펀트 디자인 등록 무효
입력 2026.05.22 18:20
수정 2026.05.22 18:21
젠틀몬스터 안경 파우치와 유사 판단
박음질·주름·내부 구조까지 닮아
“모방 디자인 권리화 제동 건 사례” 평가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블루엘리펀트의 안경 파우치 디자인 등록에 대해 제기한 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디자인 모방 논란을 넘어, 이미 공개된 타사 디자인과 유사한 제품을 디자인권으로 등록해 권리화까지 시도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타사 디자인을 모방한 데 그치지 않고 권리 등록까지 시도한 이례적 사례”라는 반응도 나온다.
사건의 핵심은 단순 유사성 여부가 아니라 등록 디자인의 신규성 인정 가능 여부였다.
젠틀몬스터는 지난 2021년 특유의 주름 형태가 적용된 안경 파우치를 선보였다. 이후 블루엘리펀트는 2023년 상반기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했고, 같은 해 6월 해당 디자인을 등록했다.
블루엘리펀트가 활용한 것은 일부심사등록제도였다. 일반 심사와 달리 일부심사등록은 선행 디자인에 대한 실질 심사를 생략한 채 비교적 간소한 절차로 등록이 가능하다.
젠틀몬스터 측은 이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특허심판원은 해당 등록 디자인이 기존 젠틀몬스터 제품과 유사해 신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블루엘리펀트의 디자인 등록은 무효로 결정됐다.
젠틀몬스터 측은 심판 과정에서 실제 제품을 분해한 비교 자료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입구의 자연스러운 주름 구조, 상단 양측 금속 장식의 위치와 형태, 박음질선 배열, 내부 보강재 패턴 등이다.
특히 내부 구조까지 유사하다는 점이 단순 참고 수준을 넘어 구조적 모방 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해당 제품을 두고 “젠틀몬스터 저가형 같다”, “같은 제조사 제품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 업계에서는 유행 디자인을 참고한 제품 출시 사례가 빈번하지만, 공개된 타사 디자인과 유사한 결과물을 오히려 디자인권으로 등록하는 문제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심결이 모방 디자인의 권리화 시도에 제동을 건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등록이 그대로 인정될 경우 원창작자가 오히려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타사 디자인을 모방해 권리화하는 행위에 제동을 건 사례”라며 “창작과 브랜드 구축에 대한 정당한 보호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블루엘리펀트 측은 젠틀몬스터 제품 디자인을 모방한 상품 약 32만점을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으며, 검찰은 관련 매출 규모를 약 123억원대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