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새벽 4시 반부터 빗속 출정식까지…추경호의 '결집 총력전' 첫날
입력 2026.05.22 04:00
수정 2026.05.22 04:00
농수산물시장서 출발…출근길 인사·기업단지 방문
"그동안 죄송"…국민의힘 분열에 거듭 고개 숙여
"대구 경제, 대한민국 지켜달라" 두 가지 소명 밝혀
김문수·이철우·신동욱 총출동 지원…빗 속 출정식
국민의힘 대구시당 주호영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음식은 먹으면 살찌는데, 표는 먹을수록 살이 빠집니다."
21일 정오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지식산업센터 광장.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정보통신기술(ICT) 입주 기업 대표들과 도시락을 마주하고 앉았다. 한 기업 대표가 "갈수록 살이 빠지시는 것 같다"고 안부를 묻자, 추 후보가 이같이 웃으며 답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추 후보의 하루는 새벽부터 빼곡했다. 오전 4시 30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출발해 오전 7시 반월당네거리 출근길 인사를 거쳐 정오 무렵 수성알파시티에 닿기까지 대구 곳곳을 분주히 누볐다.
오전 7시 추 후보가 도착한 반월당네거리는 밤새 내린 비로 도로가 젖어 있었다. 추 후보는 도착 직후 시민들을 향해 "대구 경제를 가장 잘 아는 후보 기호 2번 추경호"라며 "시민들이 잡아주신 손 절대 놓지 않겠다. 여러분에게 희망과 웃음을 드리겠다"고 짧게 인사했다.
이후 유세차에 오른 추 후보는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었다. 마이크는 사회자가 잡았다. 사회자가 "대구의 자존심을 지켜주십시오. 지금 대구에는 경제를 아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동안, 추 후보는 거리를 향해 인사를 이어갔다.
곧이어 '천년지기' 로고송이 흘러나왔다. "추경호∼ 좋은 친구야∼" 노래가 사거리에 퍼지자 출근길 차량들이 반응했다.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드는 시민,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그려 보이는 운전자,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차량이 이어졌다. 버스 안에서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는 승객도 눈에 띄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구시장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화이팅'을 외치며 합류해 추 후보와 주먹을 부딪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이인선·김기웅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ICT 입주 기업 대표들과 도시락을 함께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정오 무렵 찾은 수성알파시티에서는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웠다. 시민들이 도시락을 하나씩 받아 의자에 앉았고, 싱어송라이터의 공연이 곁들여진 '런치 버스킹'이 펼쳐졌다.
추 후보는 현장 인력과 만나 '공실이 많다'며 상권 활성화 방안을 짚었다. 그는 "유동 인구가 들어와 수요를 잡아주면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CT 입주 기업 대표들과 도시락을 함께하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대경ICT산업협회 회장은 "이곳은 수도권 이남 최대 ICT 집약 단지로, 300여개 기업에 6300여명이 근무한다"며 "AI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정주 여건 강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추 후보는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기업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니라 정주 여건에 대해 행정이 신경 써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락을 사이에 둔 대화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추 후보가 "여름에는 여기가 조금 시원하냐"고 묻자 기업인들이 웃으며 답했고,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추 후보가 지자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추 후보는 싱어송라이터의 공연이 시작되자 샌드위치를 들고 자리에 앉아 무대를 지켜봤다.
추 후보는 이어 오후 2시 북구 경북대 글로벌 플라자에서 열린 대구사회복지관 전진대회에 참석해 복지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오후 3시 중구 현대백화점 앞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지지자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오후 3시 중구 현대백화점 앞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추 후보의 목소리는 한층 무거워졌다. 추 후보는 "그동안 여러분이 기대하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해 동료 의원들과 함께 죄송하다"며 "왜 뭉쳐서 오만한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고 당내에서 갈등하고 분열했느냐는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 후보는 대구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청년 세대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청년들이 졸업하고도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대구를 떠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해 기성세대이자 선배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추 후보는 "여당 후보라고 돈보따리를 들고 왔다는 말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 시절 국회의원과 총리까지 지냈으면서 그때는 왜 대구 경제를 해결하지 못했느냐"고 비판했다.
추 후보의 첫날은 오후 6시 남구 봉덕초등학교 앞 합동 출정식으로 마무리됐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김문수 명예선대위원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신동욱 최고위원 등 당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추 후보의 첫날은 오후 6시 남구 봉덕초등학교 앞 합동 출정식으로 마무리됐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김문수 명예선대위원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신동욱 최고위원 등 당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지원에 나선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추경호 필승'을 외쳤다. 주 총괄선대위원장은 "선거는 잘나가는 당을 견제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됐다고 공소를 취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 민심이 간단치 않다는 걸 보여주려면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김 후보를 겨냥해 "국회의원 떨어지자 양평으로 갔던 사람이 석 달 전에 와서 대구시장을 하겠다는 것은 '떴다방 정치'"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다. 대구가 무너지면 경북도 무너진다"며 "추경호 후보는 이름 그대로 경제를 좋게 만들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신공항을 만들어야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추경호 후보가 경제를 알기 때문에 저와 함께 반드시 공항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선대위원장도 연단에 올라 추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역대 대구시장 중에 추 후보처럼 경제 전문가가 있었느냐"며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되는 만큼, 대구도 추 후보를 반드시 시장으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 자리가 마치 대선 유세장 같지 않으냐. 우리 당이 대구 남구를, 대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추경호를 미치도록 대구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대학 3학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진짜 경제 전문가"라며 "여당이라서 경제를 잘하는 게 아니라 진짜 경제를 아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빗속 연단에서 "여기가 어딘데 국민의힘이 좀 시끄럽다고 대구를 파란당에 넘겨줄 수 있느냐"며 "조금 배고파도 가오가 있다. 대구의 자존심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는 자신에게 두 가지 소명이 주어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나는 경제 부총리를 지낸 경제 전문가로서 대구 경제를 살리고 남구 3차 순환도로를 완전 개통해 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거대 정권의 폭주를 견제하는 균형추가 돼 대구의 자존심과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대구가 왜 대구냐. 대한민국을 구한 곳이라서 대구"라며 "이제 바람이 추경호 쪽으로 왔다. 물 들어올 때 노를 더 세게 저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빗 속 출정식은 당원들이 손을 맞잡고 만세를 외치는 가운데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