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 차주만 받는 금융 바꿔야”…포용금융 책임자 논의에 은행권 ‘갸우뚱’
입력 2026.05.22 07:01
수정 2026.05.22 07:01
금융위, 금융사별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도입 검토
이억원 “금융 문턱 높아 중금리 차주 밖으로 밀려나”
금융권 “데이터 비용·건전성 문제 현실적 고민 필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포용금융 전략추진단’과 금융회사별 ‘포용금융 최고책임자’(가칭) 체계 도입 구상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권에 포용금융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며 ‘포용금융 전략추진단’과 금융회사별 ‘포용금융 최고책임자’(가칭) 체계 도입 구상을 밝혔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포용금융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며 현실성과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이 위원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금융은 3개의 층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제도권 금융·정책서민금융·재기금융으로 역할을 나누는 ‘3층 구조론’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기한 ‘잔인한 금융’ 문제의식과 맞물려 포용금융 강화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 자리였다.
김 실장과 관련 논의를 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나왔지만, 이 위원장은 즉답 대신 평소 가지고 있던 금융 철학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은행들이 가장 쉽고 편하고 안전한 쪽으로만 가다 보니 금융의 문턱은 높고 금융의 경계는 좁아졌다”며 “초우량 차주만 상대하고 중금리 차주들은 밖으로 밀려나면서 금리단층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1층인 제도권 금융이 역할을 못 하니 2층인 정책서민금융으로 다 넘어오고, 결국 대안적인 재기금융인 3층도 사각지대가 돼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 대해서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신용평가는 과거 금융이력과 연체이력 중심으로 굉장히 고정화돼 있다”며 “AI 시대에는 다양한 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미래 상환능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하반기부터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7개 시범은행에 적용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활용 중인 대안신용평가(CSS) 모델도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정책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을 확대하라는 방향성 자체는 이해하지만 무엇을 포용금융으로 볼 것인지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포용금융 최고책임자에게 어떤 KPI를 줄 것이고, 건전성과 어떻게 조화시킬지 아직 모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평가를 고도화하려면 결국 대규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돌려야 하는데 데이터 구매와 AI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금융위가 실제로 어떤 지원 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