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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관리 역량' vs '도미노 파업 서막'…여야 프레임 전쟁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5.22 06:00
수정 2026.05.22 06:00

삼전 노사, 파업 전날 밤 극적 합의

靑·민주당, '정부 역할론' 부각

李·노동부 장관 주요 중재 역할

국민의힘 "노란봉투법 나비효과"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 직전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사상 초유의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사태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여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여권은 청와대와 고용노동부가 막판까지 교섭 조정에 나선 결과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의 마비를 막고 노사 합의가 도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경제 위기 관리 능력'을 적극 부각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여러 차례 내놓은 노사 결단을 당부하는 메시지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적극적인 중재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은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에 그치지 않고 다른 대기업 노사 협상은 물론 하청업체로까지 확산돼 기업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여당 주로도 통과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은 '유능한 집권 세력' 이미지를, 야권은 '도미노 파업' 우려를 자극해 정권 심판론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데 대해 "노사가 모두 노력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측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삼성전자) 노사 양측의 대승적 결단에 깊은 존중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삼성전자가 만든 상생의 정신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간)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준 정부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파업이라는 극한 대립 대신 대화와 타협이라는 대원칙을 지켜준 노사 양측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합의는 단순히 임금 수치를 결정한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인 노동의 '존엄'과 '사회적 대화'의 효용을 증명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긴박한 상황에서 노동부 장관이 직접 조정에 나서며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며 "이번 합의가 삼성전자를 넘어서 산업계 전반에 상생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계기가 되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20일)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김영훈 노동부 장관께 '고생많으셨다. 수고하셨다'고 감사 전화를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노력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당장의 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식"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기업에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은 무분별한 보너스 지급과 비대해진 노조의 요구는 당장 달콤할지 몰라도, 결국 우리 기업의 기초체력을 갉아먹는 독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의 과도한 분배는 내일의 청년들이 서야 할 자리를 빼앗는 행위"라며 '기득권이 된 일부 강성 노조가 자신들의 파이만 키우는 사이, 미래 세대는 삼성과 같은 일류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파업 유보 소식에 이재명 정권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착각하지 마시라. 성과급을 둘러싼 기업들의 연쇄 파업 문제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카카오는 본사와 계열사 5곳이 일제히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총파업을 예고했고, LG유플러스와 현대중공업, 현대차 등 국내 간판 기업들마저 줄줄이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30%'라는 무리한 성과급 기준을 요구하며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계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노란봉투법'의 나비효과가 본격화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보너스 성격의 성과급 갈등이 산업계 전반을 마비시키고, 시장을 무너뜨리기 전에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산업 현장의 혼란을 고착화시키는 노란봉투법 재개정 준비에도 즉각 착수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사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프레임 전쟁'에 가장 유용한 전장이 됐다"며 "여권은 최악의 반도체 셧다운을 막아낸 '유능한 집권 세력'임을 부각하고, 야권은 '산업계 전체 파업 도미노 우려'를 제기하는 동시에 노란봉투법 개정을 촉구하며 정권 심판론에 불씨를 지피려는 모습"이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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