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총파업 멈췄지만…주주 "성과급 합의 무효" 소송 예고
입력 2026.05.21 16:35
수정 2026.05.21 16:40
21일 오전 이재용 사택 인근 집회 진행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주총 승인해야"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21일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극적 합의했지만, 주주들은 소송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노사의 성과급 잠정합의안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취지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21일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택 인근에서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앞서 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사는 DS(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기준과 자사주 지급 방식 등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다.
최종안은 오는 22~27일까지, 공휴일 및 주말을 제외한 총 사흘간 노조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총파업이 멈췄음에도 주주 측이 집회를 강행한 건 노사 협상 과정에서 주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노사의 '영업이익 약 12% 수준 성과급 재원 형성' 합의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다.
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 단계에서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하는 방식이 향후 주주 권익과 배당 재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실상 주주총회 판단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민경권 대표는 "노사 합의에서 영업이익 12% 성과급이 최종안이라면 주총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승인 없는 협약은 무효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본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인용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민 대표는 "이 대통령께서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에 대해 이익을 배분받는 것은 투자자, 주주가 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천명하신 만큼 그 주체인 주주 일동이 직접 사법체계 내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본부는 향후 잠정합의안이 집행될 경우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 ▲주주대표소송 ▲효력정지 가처분 ▲단체협약 무효 소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업 재개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본부는 노조 찬반투표 부결 등으로 총파업이 재개돼 생산 차질이나 기업가치 훼손이 발생할 경우 노조 집행부와 참여 조합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손해 항목으로는 생산 감소와 주가 하락, 향후 배당 재원 축소 등을 제시했다.
실제 총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은 해외 언론과 증권가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직접 손실 규모가 하루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장기화 시에는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충격으로 국내 경제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 노사 갈등이 격화됐던 시기 삼성전자 주가 역시 크게 출렁였다.
노조가 총파업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8.61% 급락했다.
반면 총파업 유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주가는 8.51% 상승 마감했다.
총파업 가능성 자체가 투자심리와 기업가치에 영향을 준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파업 자체는 유보됐지만 노사 갈등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결국 피해는 주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상장사 노사 협상에서도 기업가치와 주주 권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