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올라탄 빚투 개미들…가계부채 '뇌관' 커진다
입력 2026.05.21 07:08
수정 2026.05.21 07:08
1분기 가계신용 1993.1조…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권 등 기타금융중개사 신용 4.8조↑
"레버리지 투자 증가, 국가 경제에도 리스크"
"DSR 엄격 적용 및 투자 확대 경고 강화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올해 1분기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 속에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산 가격 상승기에는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가계부채가 금융시장의 잠재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증가했으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카드 결제 전 사용금액인 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전 분기보다 12조9000억원 늘어나며 직전 분기 증가폭(11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관련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4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신용이 4조8000억원 급증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빚투' 수요도 함께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향후 시장 조정 시 반대매매와 차주 부실 위험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단 우려도 적지 않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도 위험하지만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과거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대부분 민간 부채가 늘고 자산시장에 거품이 형성되는 과정이 반복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처럼 증시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정부와 한은이 레버리지 투자 위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금융권 역시 마진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직접적인 대응 수단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지만, 당장 5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차주들의 DSR 규제를 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