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다카이치 총리, 안동 회담…원유·LNG 스와프 추진
입력 2026.05.20 00:00
수정 2026.05.20 00:00
1월 日 나라 이어 안동까지…셔틀외교 공고화
한일 정상, 에너지·공급망 협력 강화키로
李, '싸울 필요 없는 한반도' 설명
한일·한미일·한중일 협력 중요성 강조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시 한 호텔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원유·석유제품 스와프'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지금 국제 정세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양국이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지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동 정세를 비롯해 지금 국제 사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일한 관계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와 원유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에너지 공급망 강화와 원유·석유 제품·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교환) 거래를 포함한 일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로 뜻을 같이 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3월 일본 최대 액화천연가스 기업인 제라(JERA)와 액화천연가스 수급 협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원유 및 석유제품의 스와프와 상호 공급, 원유 조달 및 운송 분야 협력, LNG 수급 협력,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은 양국의 산업 당국이 협의해 발표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카이치 총리는 공급망 위기를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강화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반도 문제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고,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논의했으며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한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그리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며 "아울러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간 중심의 3국 간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볼 것도 제안했다.
이날 회담은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을 합쳐 105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안동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한 것을 포함하면 양국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하회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 이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한 시간 넘게 만찬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오늘 만찬은 다카이치 총리님을 위해 고춧가루를 모두 뺀 음식들로 준비했다"며 "경북 안동은 내륙이라 옛날부터 생물 식재료가 귀했던 곳"이라고 안동의 역사와 전통 음식을 직접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며 "다카이치 총리 재임 이후 약 7개월 동안 네 차례나 만나다 보니 양 정상 간 인연도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유대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하는 '가깝고도 가까운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내일 국회 일정이 있어 술을 마셔야 할지 매우 고민했다"하자, 이 대통령은 "제가 전화해서 하루 더 머무를 수 있도록 해볼까요?"라고 농담을 건네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다음 셔틀외교는 일본의 지방 온천 도시에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온천에 가겠다고 말씀드리면 바로 추진되는 것이냐"고 화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에서 실시하는 석유최고가격제와 소비쿠폰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이 대통령에게 지급 방식과 범위에 대해 직접 묻기도 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만찬을 마친 뒤 하회마을로 이동해 전통문화 선유줄불놀이와 판소리 공연을 관람하며 친교 일정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