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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터 마시게 했다간 위험"…폭염에 쓰러진 환자 어쩌지?[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20 05:00
수정 2026.05.20 05:00

여름 시작과 함께 온열질환 환자 증가세

의식 변화·이상 행동 보이면 열사병 우선 의심

“무리하게 물 먹이기보다 즉시 119 신고해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제2합동청사 확장 건설현장에서 건설근로자들이 얼음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어지럼증이나 피로감으로 시작하더라도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 의식 저하와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5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는 8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4460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9명은 온열질환 관련 추정 사망자로 파악됐다.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해는 폭염일수 31일을 기록한 2018년으로, 당시 환자는 4526명이었다.


온열질환은 폭염이나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한계에 이르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열사병과 열탈진, 열실신, 열경련 등이 있으며, 가벼운 어지럼증이나 근육경련으로 시작하더라도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우리 몸은 뇌의 체온조절중추를 통해 외부 온도 변화에도 비교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높은 기온과 습도로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않는 환경에서 장시간 활동하면 체내 열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동반되며 온열질환이 발생한다. 특히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 자체가 무너지면서 중추신경계 이상과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형태다.


이달 14일 외국인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초기에는 두통과 어지럼증, 심한 피로감, 메스꺼움, 근육경련, 식은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열탈진 환자는 땀을 많이 흘리고 피부가 창백하거나 축축한 경우가 많다. 반면 열사병은 의식 저하와 혼란, 이상 행동, 발작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병원 도착 전까지 신속하게 체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환자를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장소로 옮기고 꽉 끼는 옷은 느슨하게 하거나 제거해야 한다. 피부에 물을 뿌린 뒤 부채나 선풍기로 바람을 쐬어 증발 냉각을 유도하고,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특보와 체감온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와 영유아, 임신부, 만성질환자, 심혈관질환·당뇨병·신장질환 환자 등은 온열질환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지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단순히 ‘더위를 먹은’ 상태가 아니라 뇌의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전신 장기 손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라며 “치료가 늦어지면 의식 저하, 다발성 장기부전, 혈액 응고 장애와 출혈성 합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어 초기 냉각과 신속한 이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 속에서 쓰러진 환자는 넘어지면서 머리나 목을 다치는 2차 손상이 동반될 수 있다”며 “의식이 없거나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무리하게 일으켜 세우거나 물을 먹이기보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 도착 전까지 가능한 범위에서 체온을 낮추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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