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픽] 충남지사 첫 토론…박수현 "잔고 9천억 적자" vs 김태흠 "행정통합 말 바꾸나"
입력 2026.05.19 01:00
수정 2026.05.19 01:00
김태흠 "미래 투자 위한 생산성 부채"
"산단 조성 및 돈 유입에 시간 걸려"
박수현 "이 대통령 결단으로 입장 선회"
박수현(왼쪽)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6일 앞둔 18일,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충남 재정 운영과 대전·충남 행정 통합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특히 상대 후보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주도권 토론에서는 양측의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지며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박수현 후보는 이날 밤 KBS대전 초청 충남도지사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김태흠 후보의 국비 확보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로 인해 발생한 부채 문제를 정조준해 세밀한 수치 공세를 폈다.
그는 "공짜로 주는 국비가 없고 다 매칭이기 때문에 부채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부채 규모가 2025년 기준으로 2조 1600억 원이 넘어 도 단위 광역단체 중 1위이고, 17개 광역시도 중 증가율도 1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전국 3위로 경기나 인천보다도 크다"며 "더 큰 문제는 부채를 어떻게 줄이겠다는 계획이 없고, 살림을 끝냈을 때 통장에 남는 잔고인 순세계잉여금이 2022년 말 3300억원 흑자에서 작년 무려 902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국비를 4조 가까이 늘리다 보니 매칭되는 부분 때문에 늘어난 것이며 집안 살림에서도 시설 투자를 많이 하면 부채를 지는 것과 같다"며 "소모성 부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 개념의 생산성적인 측면에서 늘어난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도지사를 하는 동안 커다란 홍수 피해나 재해가 있어 돈이 들어간 부분도 있다"며 "행정안전부 및 각 시도 간 협의 속에서 재정 안전성을 생각하며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성과로 내세운 50조원 규모의 기업 유치 실적에 대해서도 실제 집행률을 따져 물았다.
그는 "50여 조 가까이 유치하셨는데 통계를 분석해 보니 실제로 현재 통장에 들어온 돈은 1조 9139억 원으로 5.3%밖에 되지 않는다"며 "충남도청의 투자통상정책관과 산업입지과가 발표한 2025년 10월 15일 기준 실제 투자 이행 현황 점검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그 통계는 2025년 10월 기준으로 현재와는 7~8개월의 차이가 난다"며 "산업단지를 만들려면 설계도 하고 공장도 지어야 하므로 실제 통장에 돈이 다 들어오기까지는 2~4년이 걸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삼성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등에 투자한 것만 해도 몇 조가 된다"며 "투자 계획을 약속했던 비용들이 사업 진행에 따라 들어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박 후보의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입장 변화를 문제 삼으며 '말 바꾸기'이자 '정략적 접근'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충남·대전 행정 통합은 내가 설계를 했고 1년 반 동안 준비해 추진할 때 박 후보는 반대해 왔다"며 "과거 발언을 보면 주민 의식이 따라오지 않는 행정 통합은 허상이라거나 세종·충북이 빠진 통합은 성급하다고 부정적 이야기를 하더니 몇 개월 만에 찬성으로 바뀌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부분을 도민들이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따져 물았다.
이에 박 후보는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쉽게 내어줄 리가 없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 학문적 원칙론이었고 그래서 과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수용 가능한 최대치의 권한과 재정을 내려주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더라도 시도의회 의견 수렴을 통해 신속하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세 비율을 35%까지 만들겠다고 했지만 관련 법안 내용이 하나도 없고, 20조 원 지원 약속도 실체가 없는 허수"라며 "재정 전반과 권한이 법안에 담기지 않은 채 추진되는 민주당의 행정통합은 진정성이 없으며 선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공통 질문에서는 두 후보의 도정 운영 철학과 스타일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됐다.
박 후보는 미래 비전과 체계적인 정책 경쟁에 방점을 찍었다. 박 후보는 'AI(인공지능) 수도 충남'을 제안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충남의 주력 첨단 산업을 AI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농림수산업의 AX(인공지능 전환)까지 균형 있게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만성 질환 자료를 보건진료소에서 바로 확인하도록 의료·교육·복지·돌봄 영역에 AI 공공 인프라를 연계하는 'AI 기본 사회'를 만들겠다"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거시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반면 김 후보는 강력한 추진력과 인프라 구축이라는 현실론을 앞세웠다. 그는 "첨단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30% 향상시키고 전문 인재 3만 명을 양성하겠다"면서도 "AI 대전환과 데이터센터 유치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거대한 전력과 물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천댐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서산 석유화학단지와 당진 철강 산업의 구조 개선, 충남농산물유통공사 설립 등 구체적인 산업 인프라와 실행 성과를 중심에 둔 현실적 해법을 부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