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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후 마셨다” 음주측정 거부한 50대 무죄, 왜?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5.18 17:41
수정 2026.05.18 17:42

ⓒ 게티이미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2단독 김택우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20일 충남 아산시 한 음식점 앞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후 8시12분께 운전을 마친 뒤 음식점에 들어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이후 오후 10시1분께 음식점에 있던 B 씨가 “A 씨가 위협적으로 행동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 의심 내용도 함께 전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10시30분께 A 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 씨는 “운전 후 술을 마셨다”며 측정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를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보고 기소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경찰관이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음주 측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해당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택우 판사는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제 3자의 추측성 신고와 운전 후 상당 시간이 지난 뒤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만으로는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주관적 의심만으로 음주 측정 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악의적 신고만으로도 무고한 시민을 강제로 수사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이는 시민의 평온권을 침해하고 공권력이 개인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결국 당시 경찰이 확보한 정보만으로는 A 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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