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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파업 D-6…사측·주주 이어 정부까지 뛰어들었다 (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15 21:12
수정 2026.05.15 21:17

사측 사장단 평택으로 총출동에도 노조, 파업 강행 기조 유지

김영훈 장관, 오늘 노조 이어 내일 삼성 경영진도 면담 예정

DX 가처분·주주 손배론까지 확산, '임금' 넘어 공급망 리스크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15일 평택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초기업노조 위원회와 면담하는 모습.ⓒ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총파업을 둘러싼 전선이 사실상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6월 7일 이후 협상 가능" 입장을 유지하며 총파업 강행 기조를 이어갔고, 사측은 공문·사과문·현장 면담까지 총동원하며 막판 설득에 나섰다. 정부 역시 노동부 장관이 직접 평택 노조 사무실을 찾은 데 이어 내일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면담까지 추진하는 등 중재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단은 이날 평택캠퍼스를 찾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와 면담했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김용관 DS경영전략총괄 사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DS 수뇌부들이 총출동했다.


총파업 예정일인 21일을 불과 엿새 앞둔 상황에서 DS 사장단이 직접 평택사업장까지 내려갔다. 노조가 이날 사측의 '대화 요청' 공문에도 불구하고 "파업 종료 이후인 6월 7일 이후 대화하겠다" 취지의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총파업 강행 방침을 재확인하자, 사측 내부 위기감이 최고조로 올라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영현 대표이사, 김용관 사장, 한진만 사장, 박용인 사장이 15일 노동조합 사무실에 방문해 초기업노조와 면담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사장단 총출동…"반도체, 멈추면 안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노조 측에 공식 공문을 보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는 유지하되, 상한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추가하는 방식 등을 포함해 접점을 찾겠다는 취지였다. 사장단도 별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정부,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사장단은 "반도체는 다른 산업과 달리 24시간 쉼 없이 공정이 돌아가는 장치 산업이므로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 자산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대국민 호소문' 형식을 취했지만, 업계에서는 총파업을 앞둔 노조를 향해 생산 차질과 고객 신뢰 훼손 우려를 직접 전달한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전영현 부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지금의 호황은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도 이번 파업 국면을 단순 임금 갈등이 아니라 HBM·파운드리 경쟁력과 글로벌 고객 신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DB
"파업부터 하고 6월 이후 협상"…노조, 강행 기조 유지

반면 노조는 기존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고 OPI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노위 사후조정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최 위원장이 "15% 상한 폐지 아니면 회사와 얘기할 생각이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을 향해 "반도체를 모른다", "실적 규모를 왜곡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도 드러냈다. 노조는 이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사측 대표교섭위원 교체와 '실질적 입장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장관까지 평택행…정부 중재 수위 높아져

정부 개입 수위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김영훈 장관은 이날 평택캠퍼스 내 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노조 지도부와 면담했다. 노동부 장관이 직접 사업장을 찾아 노조와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장관은 오는 16일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직접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정부 대응이 기존의 원론적 대화 촉구 수준을 넘어 사실상 현장 중재 단계로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실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공개 언급했고, 대통령실 역시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DX 가처분·주주 손배론…노사갈등 넘어 전선 확대

이번 사태는 노사 갈등을 넘어 법적·사회적 전선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조합원들까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별도 가처분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X 내부에서는 "DS 중심 요구만 반영되고 있다"는 반발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단체 역시 공세에 나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노조의 '영업이익 15% 일률 배분' 요구가 위법 배당과 자본충실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며, 파업 강행 시 손해배상과 배임 책임 문제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이에 따라 삼성전자 파업 프레임 역시 단순 임금협상에서 벗어나 공급망·국가경제·주주권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AI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는 한번 생산라인이 멈추면 단기간 복구가 어려운 대표적 연속 공정 산업이다. 웨이퍼 공정은 24시간 멈춤 없이 돌아가야 하고, 일부 라인 차질만으로도 고객사 공급 일정과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리스크가 제기되고 그로 인한 기업 안팎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가처분, 이번 파업 최대 변수로

향후 최대 변수는 노조와 경영진 사이에서의 노동부 조율로 인한 교섭재개 여부, 그리고 나아가 20일 예정된 법원의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판단이다. 법원이 생산시설·안전설비 관련 제한 결정을 내릴 경우 파업 방식과 강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안팎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고 있지만 긴급조정권은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제한되는 초강수인 만큼 정치적 부담도 상당하다. 특히 현 정부가 친노동 성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반도체 노조 파업에 대해 정부가 직접 제동을 거는 모양새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크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정부 역시 긴급조정권보다는 막판 중재와 절충을 통해 파업을 막는 시나리오를 우선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한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재 흐름상 "파업 강행이 기본값이 된 상황에서, 막판 정부 중재와 법원 판단이 최종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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