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내분 터졌다…DX 직원들 "DS만 챙겨" 가처분 맞불
입력 2026.05.15 12:08
수정 2026.05.15 17:08
초기업노조 상대로 임금협상·파업 중단 가처분 추진
주주단체도 "영업익 15% 성과급은 위법 배당" 경고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총파업을 둘러싼 갈등이 노사 대치를 넘어 노조 내부 분열과 주주 반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중심 교섭을 문제 삼아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에 나섰다. 여기에 주주단체까지 노조와 경영진을 겨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6일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들은 이날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절차에 돌입했다. 초기업노조가 DS 부문 성과급 요구에만 집중한 채 DX 조합원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고, 연봉 50%인 OPI(초과이익성과금)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추진 중이다.
반면 DX 직원들 사이에서는 “DS 중심 교섭으로 DX 조합원들이 사실상 소외됐다”는 불만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DX 조합원을 중심으로 가처분 신청 지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 기간 조합비 인상에 반발해 노조 탈퇴 의사를 밝히며 소송비 모금 참여에 나섰고, 사내 메신저 프로필에 ‘DS 파업 반대’ 문구를 달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DX 직원들은 법적 대응을 위해 복수의 로펌과 접촉 중이다.
노조는 현재 이중의 법적 리스크에도 직면한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 보호시설 유지와 사업장 점거 방지 등을 이유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수원지법은 파업 개시 하루 전인 20일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여기에 DX 조합원들의 가처분 신청은 초기업노조의 대표성과 교섭권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 파업 동력과 쟁의행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안팎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주주단체까지 법적 대응에 가세했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를 상대로 법률 대응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일률 지급’이 상법상 자본충실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영업이익은 법인세와 법정준비금 등을 차감하기 전 지표”라며 “이를 노무비 명목으로 선취 배분하는 것은 주주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영진이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서도 ‘정당성이 결여된 불법 파업’이라며 향후 생산 차질과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주주들은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오는 21일에 맞춰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삼성전자 주주 모집 및 전국적인 소송인단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뿐 아니라 노조 내부 균열과 주주 반발까지 겹치며 삼성전자 경영 전반의 부담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