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 심했는데"…파킨슨병 위험, 인바디로 예측한다
입력 2026.05.11 10:47
수정 2026.05.11 10:50
삼성서울병원·일산백병원 공동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체성분 검사로 고위험군 조기 선별 가능성 제기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에서 몸속 수분 불균형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성분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세포 외 수분비’가 높을수록 질환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고위험군을 조기에 가려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체성분 지표와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IF=3.4)’ 최신호에 발표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잠을 자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꿈속 행동을 실제로 나타내는 질환이다. 환자의 80% 이상이 10~15년 내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 활용되는 예측 지표들은 고가 장비나 전문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일상 진료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전기저항분석 방식의 체성분 검사기기 인바디를 활용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147명을 분석했다. 평균 약 4.5년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환자의 21.1%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진단받았다.
연구 결과 세포 외 수분비가 높은 환자일수록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외 수분비는 몸 전체 수분 가운데 세포 밖에 존재하는 수분의 비율로, 신체의 수분 조절 능력과 만성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세포막 기능 저하나 염증으로 인해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신체 불균형과 염증 환경이 신경계를 취약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퇴행을 촉진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세포 외 수분비가 1 표준편차 증가할 때마다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은 6.56배 높아졌다. 특히 세포 외 수분비가 38.4%를 넘는 고위험군에서는 질환 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
또 세포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전신 위상각 수치는 환자들의 근육 경직이나 떨림 증상 정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신 위상각이 낮을수록 세포 기능과 근육 조직 상태가 저하돼 운동장애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은연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만, 고위험군을 일상 진료에서 간편하게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비교적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체성분 검사가 환자의 발병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 떨림, 서동,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령화로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만7646명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