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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호르무즈 통과한 日 첫 유조선, 통행료 안 냈다는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4.29 19:54
수정 2026.04.29 19:54

日 초대형 유조선, 두 달 만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日 정부, 협상 성과 강조하며 통행료 미지급 밝혀

이란 정부도 조정 결과 언급, 양국 우호 관계 부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이후 두 달 만에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던 일본의 대형 유조선 이데미쓰마루호가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란의 해상 봉쇄 이후 일본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정유업체 이데미쓰코산의 소유 파나마 선적 대형 원유운반선(VLCC)인 이데미쓰마루호는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싣고 인도양을 거쳐 나고야항으로 향하고 있다. 선박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데미츠마루호는 28일 오전 7시(세계 표준시 기준)쯤 이란 지정한 항로인 라라크섬 남쪽을 지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기준으로는 오만 수도 무스카트 북쪽 공해상에서 인도양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닛케이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를 근거로 20일가량 항해 끝에 다음 달 중순 도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본 정부는 “정부 협상의 성과”라며 “통행료는 지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9일 오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본 관련 선박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해 일본을 향해 항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3명의 일본인 선원이 승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일본을 비롯한 모든 국가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을 조속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이란을 상대로 대응해왔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며 "일본 정부는 이번 선박 통과를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도 “이란 측과의 협상에 일본 정부가 관여했다”며 “이 유조선은 걸프만에 갇힌 일본 관련 선박 40척 가운데 하나다. 다만 다른 일본 선박도 똑같이 해협을 통과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란 측도 자국 당국과의 조정을 통해 이번 통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주재 이란대사관은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란과 일본 간 역사적 우호 관계가 이번 통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대사관은 1953년 이란의 국제적 고립 속에서 일본이 원유를 들여온 ‘닛쇼마루호 사건’을 언급하며 “양국 간 오랜 우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금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닛쇼마루호는 이데미쓰코산 소유의 선박으로 석유 국유화 등으로 서방 제재를 받던 이란 석유를 일본으로 수송했던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데미쓰마루호는 지난 2월 말 페르시아만에 진입한 직후 미·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시작하면서 발이 묶였다.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재개방과 재봉쇄를 반복하면서 두 달간 이동이 제한돼 왔다.


이달 초 일본 관련 선박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었다. 원유를 실은 유조선 통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해협에 발이 묶인 약 40척의 일본 관련 선박의 추가 이동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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