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4만명 운집 삼성전자 노조 집회…주주는 '맞불 시위'
입력 2026.04.23 14:40
수정 2026.04.23 15:07
노조 측 추산 3만9000여명 참석…경찰 추산 3만명
주주운동본부는 오전 맞불 집회 "실력 행사 말아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했다.ⓒ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노조)가 23일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현장은 집회 시작 전부터 검은색 조끼를 착용한 노조원들로 가득 찼다. 조끼 앞면에는 '투쟁'과 'SELU'가, 뒷면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일부 노조원은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명하게 바꾸고'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집회에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사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자신을 20년 근무자라고 소개한 삼성전자 DS부문 한 직원은 "이건희 회장부터 삼성에서 일해왔는데, 이건희 회장님과 이재용 회장님의 차이는 소통에 있다"며 "이재용 회장 이후 삼성의 주요 경영진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번 집회를 통해 경영진들이 현 상황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대회는 오후 1시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본 집회가 이어지는 일정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집회 참석 인원은 3만9000여명으로 추산됐다. 다만 경찰 측 추산 인원은 3만명이다.
ⓒ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노조의 함성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반대편에서는 주주들의 비판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이하 주주 측) 관계자들은 오전 10시부터 인근 대로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노조의 집단행동을 '협박'으로 규정했다.
민경권 주주 측 대표는 "영업이익을 제한 없이 내놓으라는 요구는 악덕 채무업자와 다를 바 없다"며 "반도체 공장은 500만 주주의 실물 자산인데, 이를 멈추겠다는 것은 호황기 속에서 회사와 주주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성과급 지급률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이 발생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올해 삼성전자 예상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성과급 재원은 45조원에 달한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중장기 경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의대회의 참여 인원과 그에 따른 생산 라인 영향도가 향후 노사 협상의 주도권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벌어진 이번 대규모 집회가 삼성전자의 생산 경쟁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