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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1배 미만' 기업에 칼 댄다…밸류업 공시 해법 될까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4.16 16:39
수정 2026.04.16 16:41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 논의

전문가 "내용의 충실도가 핵심…ROE·COE 포함해야"

"형식적 공시 양산 품질 저하 우려…인센티브로 유도"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토론회ⓒ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국내 상장사 절반 이상이 순자산 이하에서 거래되는 '저PBR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년 연속 PBR 1 미만 기업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의무화 법안이 추진된다.


해당 법안은 밸류업 해법으로 주목받는 동시에 공시 실효성과 기업 부담을 둘러싼 논쟁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16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토론회에서 저평가 구조 해소를 위한 제도적 접근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토론회에서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제22대 국회 정무위 위원) 의원,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최준철 브아이아피자산운용 대표,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현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가가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다수 기업이 PBR 1배를 밑도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2월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805개 중 508개(약 63%), 코스닥 상장사 1702개 중 704개(약 41%)가 PBR 1배 이하로 집계됐다.


이는 개별 기업이 아닌 시장 전반의 체질 문제라는 진단이다.


김 의원은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율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해 왔다고 보고, 2개 사업연도 연속 PBR 1배 미만 기업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계획에는 배당 정책, 자기주식 취득·소각, 사업구조 개선 방안 등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공시 의무화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내용의 충실도'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자본수익성(ROE)과 자본비용(COE·WACC)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며 "주주환원은 수단일 뿐, 궁극적 목표는 기업가치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정 기간 성과는 총주주수익률(TSR)로 측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 역시 PBR 1배를 저평가 기준으로 활용하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이 저평가 원인을 '숫자'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영업자산 비중, ROE 개선 계획, 밸류에이션 목표 및 이행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괄적인 공시 의무화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저PBR 현상이 단순히 지배구조나 주주환원 부족 때문만은 아니며, 수익성과 성장성 둔화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의무화할 경우 형식적인 공시가 양산돼 오히려 공시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인센티브 중심의 유도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적 측면에서는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구현주 변호사는 "계획서의 작성·승인 주체를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명확히 하고, 제출 시점을 주주총회 2주 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이번 논의는 저평가 구조 해소를 위한 '강제 공시' 도입 여부를 넘어, 제도가 실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밸류업 공시가 시장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지, 형식적 규제로 전락할지는 향후 제도 설계와 이행 수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구 변호사는 "당국이 최근 저 PBR 기업에 대한 관리 방침을 제시한 시점에서 본 법안은 시의적절하게 발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 내용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세부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본비용 산정 근거, 동종 업종 비교, 이행 목표와 일정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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