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유전자 마커 개발…청호·한인진, 정확하게 가려내
입력 2026.04.14 10:30
수정 2026.04.14 10:30
한약재 품질관리·안전성 강화 기대
(왼쪽부터)김욱진박사, 조성찬연구원, 문병철 박사, 장우종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전통 한약재인 청호와 한인진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확히 구별할 수 있는 감별 기술이 개발됐다. 육안 판별의 한계를 보완해 한약재 품질관리와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약자원연구센터 문병철 박사 연구팀이 청호와 한인진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기반 감별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청호와 한인진은 전통의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한약재로, 항염·간질환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같은 쑥속(Artemisia)에 속한 식물은 형태가 비슷하고 건조 후 절단하거나 분말로 가공하면 겉모양만으로 구별하기가 더 어려워 다른 종이 섞이거나 잘못 유통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마다 차이를 보이는 DNA 구간을 분석해 17종 쑥속 식물 중 청호(개똥쑥, 개사철쑥)와 한인진(더위지기) 기원종과 나머지 종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마커를 개발했다.
이는 종마다 다른 유전적 특징을 이용해 원하는 식물의 DNA를 증폭시켜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으로, 연구에서 청호와 한인진을 다른 쑥속 식물과 정확하게 구별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
특히, 개발한 마커는 아주 적은 양의 DNA로도 판별이 가능한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0.1%의 높은 민감도, 즉 1kg에 1g의 유사품 혼입만 존재해도 검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많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야 하는 기존 DNA 바코딩 방식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정확한 판별이 가능해 현장 활용성이 높다.
실제 연구팀이 개발한 유전자 마커를 활용해 시중에 유통되는 한약재 한인진과 청호 12점을 분석한 결과, 유통품에서도 높은 민감도로 혼입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육안 판별만으로는 한약재 진위 확인에 한계가 있어 유전자 기반 검증 기술이 품질관리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 박사는 “기술은 복잡한 유전자 분석 과정 없이도 PCR 기반으로 빠르게 적용할 수 있어, 품질관리 기관이나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약재의 표준화와 안전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농업·천연물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Industrial Crops & Products’에 지난달 게재됐다.
한편,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과 연구개발특구진흥 재단(INNOPOLIS)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스마트 웰에이징 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