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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출 확장의 그늘, 3고 시대의 은행 건전성 우려와 대응 방안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4.17 07:06
수정 2026.04.17 07:06

3고 시대, 증가하는 기업 대출이 은행 건전성 위협

선진국 스트레스 테스트·신용 보증·기업 구조조정 통해 3고 리스크 대응

유동성 지원은 필요 조건, 생산성 및 구조개선은 충분조건

은행의 기업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6년 들어 국내 은행권의 자산 구성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몇 년간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기업금융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약 708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8%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운전자금 및 한도 대출이 급증했으며, 대기업의 설비자금 수요도 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고유가·고환율·고금리라는 '3고'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95 달러 안팎으로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시장 금리와 대출금리는 이미 상승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3고 현상은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해외 차입이 많은 중견기업에 직격탄이 된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악화되고, 원화 약세로 외화표시 채무의 상환 부담이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특히 수출입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환율위험 관리가 취약한 중소기업이 다수여서, 일부 기업은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부실의 연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은행 입장에서 기업 대출의 질적 악화가 자산건전성 지표를 훼손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은행권 기업 대출 연체율은 상승했다.


아직 절대적 수준은 낮지만, 경기 둔화와 수익성 저하가 계속된다면 부실 전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3고 환경에서 기업 대출을 단순히 조이거나 풀기보다는, 부실 위험을 조기에 식별·분산하는 방향으로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왔다.


먼저 미국은 고금리로 인해 회사채·레버리지론 부실 위험이 커지자, 금융감독당국(FDIC·FRB 등)은 은행 대상 스트레스 테스트(가상 위기 시나리오에서 은행의 감내 가능 수준을 파악하는 시뮬레이션)와 포트폴리오 점검을 강화했다.


2023년 미 금융당국은 고금리와 성장 둔화가 기업 신용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하고, 취약 산업·차입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 관리(ALM)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를 통해 은행이 대출 성장을 이어가되, 금리·신용·유동성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도록 유도했다.


미국의 경우 연례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와 강화된 여신심사로 대형 은행의 자본 완충력이 상당 수준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의 2023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심각한 경기침체와 손실 가정 하에서도 주요 은행들이 54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흡수하고도 대출을 지속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진 고금리 국면에서도 신용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했다.


자본규제·스트레스테스트 체계가 없었다면 신용경색과 실물경기 악화가 더 심각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제도적 성과가 확인된다.


유럽연합(EU·ECB)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중소기업(SME)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신용보증 등 정책금융을 확대했다.


또 에너지 집약 산업 등 부실 위험이 큰 기업에 대해 신용보증, 저리 대출, 세제지원 등을 제공했다.


ECB는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통해 고에너지 가격·고금리가 기업부채 상환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은행이 취약 부문 익스포저를 투명하게 공시·관리하도록 요구했다.


유럽연합은 에너지 위기·고물가 상황에서 보증·보조금·세제지원과 같은 정책 수단을 동원해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했고, 이로인해 대규모 기업 도산과 신용경색을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OECD에 따르면 2022~2023년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EU 회원국들은 에너지 가격 상한, 세금 감면,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 급락과 연쇄 부도를 막은 것으로 보고한다.


일본은 원재료·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 단순 만기연장 중심의 '좀비 대출'이 되지 않도록 사업 재생과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금융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청(JFSA)은 2023~2024년 전략 과제에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저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에 대해 지역 금융기관이 경영 개선계획 수립, 사업전환, 생산성 제고를 전제로 한 자금공급을 하도록 유도했다.


일본은 코로나19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친 상황에서 '제로(무담보·무이자) 대출' 등 대규모 중소기업 금융지원으로 당장의 도산 급증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공적 금융과 은행 대출을 결합한 유동성 지원이 단기적으로 기업의 연쇄 붕괴를 막는 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3고 환경에서 공격적으로 늘어난 기업 대출은 은행의 수익성 확대와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연체율 상승과 잠재 부실 확대라는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미국은 스트레스 테스트와 자본규제를 통해 위기 시에도 신용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 완충력을 확보했고, 유럽연합은 보증·보조금·세제지원으로 에너지 위기 속 중소기업의 도산과 신용경색을 완화했다.


일본은 유동성 지원을 구조조정·사업재편과 연계함으로써 좀비기업 위험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도 은행권 기업 대출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교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조기경보체계 구축, 정책금융을 활용한 리스크 완화, 유동성 지원과 함께 기업의 구조조정·생산성 제고를 함께 추진하는 기업금융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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