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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빼주고 위험 낮추고”…자본규제 완화, 생산적 금융 이어질까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4.17 07:11
수정 2026.04.17 07:12

은행 손실 제외·보험 위험계수 하향…자금 여력 99조 확대

금융위 “정책 추경 성격”…위기극복·성장 마중물 강조

“기업대출 환산일 뿐”…실제 자금 흐름은 불확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은행, 보험사 등과 생산적 금융을 위한 은행·보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은행과 보험업권 자본규제를 동시 완화하며 최대 99조원 규모의 자금 여력을 확대했다.


하지만 자금 흐름까지 통제할 수 없단 점에서 이번 조치가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단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16일 오후 ‘생산적 금융 대전환 5차 회의’를 통해 은행과 보험업권 자본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자금 흐름 재설계에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은행·보험업권 자본규제를 합리화해 자금이 생산적 분야와 취약 분야로 막힘없이 흘러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규제 합리화로 은행 74조5000억원, 보험 24조2000억원 등 약 99조원의 추가 자금공급 여력이 확보될 것”이라며 “일종의 정책 추경 조치인 만큼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장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은행 자본의 흐름을 가계·주담대 등 부동산 부문에서 첨단·미래 성장 분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은행권에서는 ‘운영리스크 손실 인식 합리화’가 핵심으로 꼽힌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과거 대형 손실을 자본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신 과장은 “글로벌 사례는 거의 없지만 그만큼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 공급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금융위는 99조원 규모 자금 여력을 제시했지만, 이는 실제 자금이 아닌 자본비율 개선 효과를 기업대출로 환산한 수치다.


자본비율이 유지된단 가정하에 기업대출로 환산한 개념일 뿐, 실제 집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현장에서도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해 준 만큼 생산적 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결국 기업대출은 수요와 리스크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기업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맞지만, 연체율이나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권 역시 투자 유인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투자 확대까지는 추가 조건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이 정책펀드, 인프라, 벤처 투자 등에 대해 위험계수를 낮춰 자본 부담을 줄였지만, 투자 확대가 곧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만큼 방향 자체는 맞지만,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좋은 투자 대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금이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확보된 자금 여력이 생산적 부문으로 공급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지만, 자본비율 관리나 주주환원 등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금융회사 자산 배분 구조를 바꾸려는 정책적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늘어난 자본 여력이 실제 기업·인프라 투자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라는 방향은 이해되지만, 금융회사가 기존 고객 리스크와 새로운 투자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규제 완화만으로 투자 확대가 자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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