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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자 책임 강화” vs “업계 부담 가중”… 건설안전특별법 놓고 업계 ‘공방’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4.13 15:06
수정 2026.04.13 15:10

“법 본질은 책임 공정화…시설 사용자 등 안전 사각지대 보호”

“현장 많은 대형 건설사 부담…중복 처벌에 실효성 의문”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건설안전특별법안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건설안전특별법은 공사 준비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우선 고려해 설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부여하도록 하고 발주자와 시공자, 설계자와 감리자 등 이해관계가 다른 건설공사 참여자 전체의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강한수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


“같은 사고로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처벌 규정이 있는 상황에서 건설안전특별법으로 중복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안 제정에 앞서 과징금 부과 규정 삭제를 건의드립니다.”(김영희 건설협회 산업본부장)


국회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을 두고 국회와 학회, 노동계, 업계 등 건설업 관계자들이 공청회를 열었다. 노동계에서는 고질적인 건설현장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주장한 반면 업계에서는 과징금 등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건설안전특별법안 공청회를 열고 법안 찬반 의견을 모았다.


건설안전특별법은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사고를 일으킨 건설사업자에 매출액의 3% 이내(최대 10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안이다. 또 적정 공사기간과 공사비 산정을 의무화하는 등 건설안전 주체별 안전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날 학회와 노동계에서는 발주자 책임 강화가 시급하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건설현장 안전사고 다수가 발주자 탓에 발생했는데 현행법은 발주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명예회장(군산대학교 명예교수)은 “법안의 본질은 처벌이 아닌 권한에 따른 책임의 공정화”라며 “법안은 발주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부여하고 건설업에 전문성이 부족하면 안전자문사를 고용하는 등 건설주체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안은 노동안전규칙을 지키기 이전에 구조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 밖 시민과 시설물 사용자를 보호하는 등 노동안전 사각지대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건설안전특별법안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반면 건설업계에서는 법안의 과징금이 과도하고 규제가 중복된다고 우려했다. 또 공사 현장이 많은 대형 업체는 업계 평균보다 사고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발생하는 사고 사망자 수)이 낮음에도 사고 발생 건수가 많아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희 대한건설협회 산업본부장은 “2024년 기준 건설업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3.15%인 상황에서 매출액 최대 3% 과징금은 한해 수익을 박탈하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징벌적 제도는 단순 경영위기를 넘어 협력업체 연쇄 부도와 건설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안이 사고발생횟수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 사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 건설업체에게 불리하다”며 “대형 업체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해 사고만인률이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 더 많은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건설안전특별법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 규율을 담고 있는 법안끼리 충돌할 수 있다”며 “건설사의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업중지제도나 안전교육 등은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설안전특별법에 규정돼 있어 비효율성이 크다”며 “인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반대 측에서는 법안 개선점도 함께 제언했다.


김 본부장은 "발주 단계에서 적정 공기와 공사비를 반영하는 동시에 공사의 종류와 규모, 난이도 등을 고려해야 현장에서 법안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며 "공사비는 물가변동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 근로자 등 산업 종사자의 책임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법안에는 건설 종사자의 의무 미이행시 부과할 수 있는 벌칙이 일시 작업 배제 등 제한적”이라며 “건설 종사자 안전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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