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 속 '질'로 승부…조선 3사, 영업익 2조원 예고
입력 2026.04.11 06:00
수정 2026.04.11 06:32
올해 1분기 조선 3사 호실적 전망…글로벌 선박 수요 늘어
中 저가 공세로 물량 확보 vs 韓 선별 수주로 수익성 높여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
중국 조선소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앞세워 올해 1분기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쟁 심화 우려 속에서도 ‘선별 수주’ 전략을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의 성장 기조를 이어간 점이 주효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는 1조9221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 1조1902억원, 한화오션 3833억원, 삼성중공업 3486억원으로 집계됐다.
호실적 배경에는 전반적인 글로벌 선박 수주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선박 수주는 1758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 중심의 에너지 수송 경로가 흔들리면서, 원유와 LNG 공급이 호주 등 타 지역으로 분산돼 ‘톤마일’ 증가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일 물량을 운송하는 데 필요한 선박 수요가 확대됐고, 선사들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대형 에너지 선박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LNG 운반선 수주도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대형 LNG 운반선 발주량은 35척으로 전년 동기(3척)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카타르발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수입국들이 미국 등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부가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국내 조선 3사는 LNG 운반선 20척, 원유 운반선 18척을 수주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LNG 운반선은 한 척당 가격이 VLCC 두 배 수준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부가 선종으로, 기술 장벽이 높아 국내 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분야다.
수주 전략의 차이는 한·중 조선 업계의 포트폴리오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원유 운반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의 선종에서 수주를 이어간 것과 달리 한국의 수주 구성은 LNG 운반선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선별 수주 기조는 조선 3사의 실적 안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10년 전 수주 침체기 당시 저가 수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겪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선가 상승 국면에서 수익성 높은 계약만 선별적으로 체결하면서 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은 총 68척(72억5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16척(31억 달러), 한화오션은 15척(28억4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조선 3사의 합산 수주액만 131억9000만 달러에 달한다.
올해 1~4월 조선 3사의 구체적인 수주 내역을 보면 ▲LNG 운반선 22척 ▲컨테이너 운반선 22척 ▲원유 운반선 21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0척 ▲LPG·암모니아 운반선 11척 ▲에탄올 운반선 1척 ▲풍력발전기 설치선 1척 등이다. 국내 조선사 모두 저가 벌크선이나 단순 컨테이너선 비중을 줄이고,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수주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수주량 측면에서는 중국이 앞서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국이 분명 앞서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다양한 선종의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