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중동 전쟁] 2주간 '쉼표' 찍은 미·이란…산업계 셈법 '복잡'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4.08 16:18
수정 2026.04.08 16:18

호르무즈 빗장 풀리자 국제 유가 10% 급락

재계 ‘재고 손실·물류 시차’ 따지며 신중 모드

정유·항공 비용 절감...방산 ‘재건 특수’ 주시

액화석유가스(LPG)를 실은 인도 국적의 화물선 자그 바산트호가 지난 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뭄바이항에 입항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39일 만에 ‘2주간의 시한부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글로벌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전 세계 공급망을 짓눌렀던 초비상 국면은 일단 고비를 넘겼다. 국내 산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실제 물류 정상화까지의 시차와 휴전 이후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정부가 파키스탄 등의 중재를 통해 2주간의 공격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양측은 전쟁 39일째인 7일(현지시간) 이란의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사실상 2주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봉쇄 기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휴전 소식 직후 10%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조기 종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 안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주간의 휴전 합의가 종전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유가는 3분기 71.3달러, 4분기 66달러까지 완만하게 하락하며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와 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해협 안쪽에 갇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안전하게 빼내는 일이다. 현재 호르무즈 내에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원유 약 1400만 배럴)과 한국인 선원 173명이 고립된 상태다.


다만 실제 공급망 안정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전망이다. 이란이 설치한 기뢰 제거와 안전 통항로 확보 등 기술적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유조선이 해협을 빠져나와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최소 1~2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실질적인 생산 정상화는 2분기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종별로는 엇갈린 명암 속에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은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셧다운 위기는 넘겼으나, 고가에 매입한 재고 물량의 가치가 떨어지는 ‘재고평가손실’ 방어가 새로운 단기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해운·항공은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물류비와 유류비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특히 유류비가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노선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로 주춤했던 내연기관차 수요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유가 하락 시 반사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전기차 수요 구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방산업계는 휴전 이후에도 중동발 재무장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쟁이 원격 타격전 양상을 띠면서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시사 등으로 유럽 내 안보 불안까지 겹치며 K-방산의 신속한 납기 능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2주라는 기간으로 공급망의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시한부 휴전이라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며 “기업들은 휴전 이후 재개될지 모를 분쟁에 대비해 원자재 비축과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재점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