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지속가능한 금융 플랫폼 구축…애큐온캐피탈, ESG 전략을 듣다
입력 2026.04.03 07:14
수정 2026.04.03 07:14
김민철 애큐온캐피탈 ESG경영팀장 인터뷰
여신·투자 심사에 '온실가스 자동 산출' 시스템 안착…환경·사회 리스크 반영
선의 아닌 기업의 '책무'…사회책임활동 선언 후 임직원 봉사 참여 22.7% ↑
투자 기업 배출량까지 관리하는 기후금융…금융 지렛대로 '넷제로' 견인
김민철 애큐온캐피탈 ESG경영팀장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애큐온캐피탈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애큐온캐피탈 제공
애큐온캐피탈은 캐피탈 업권 내 독보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도자'로 꼽힌다.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투자 심사, 자금 조달, 협력사 관리까지 경영 전반에 ESG를 이식한 결과, 서스틴베스트 2년 연속 최고 등급(AA)을 획득하며 업계 내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만난 김민철 애큐온캐피탈 ESG경영팀장은 "2021년 주주 변경 이후 밀려든 데이터 요구에 대응하며 낯설었던 개념을 체계화하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담담한 말투 속에서도 ESG에 대한 김 팀장의 방향성은 뚜렷했다.
애큐온캐피탈의 실행력은 수치와 시스템으로 증명된다. 2022년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실질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2040 넷제로(Net-Zero)'를 선언했다.
이후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가입과 온실가스 인벤토리 관리체계 구축을 거쳐, 현재는 여신·투자 심사 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동 산출해 리스크 평가에 반영하는 정교한 시스템까지 갖췄다.
김 팀장은 "기존 재무적 요소에 ESG 평가를 더함으로써 고탄소 산업에 대한 노출을 관리하고, 전환금융 확대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과 운용 역시 ESG와 긴밀히 연결된다. 2021년 지속가능채권을 처음 발행한 이후 친환경·사회적 투자와의 연계를 꾸준히 강화해 왔으며, 현재까지 누적 투자 규모만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조직 내부의 '사회책임' 문화도 눈에 띈다. 전 직원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율적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며 연간 기부 규모는 2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김 팀장은 애큐온캐피탈을 단순한 여신 전문 회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팀장은 "금융회사는 자체보다 투자 기업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훨씬 큰 만큼, 앞으로는 협력사와 함께 ESG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철 애큐온캐피탈 ESG경영팀장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애큐온캐피탈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애큐온캐피탈 제공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 애큐온캐피탈이 ESG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임직원의 자발적 사회공헌(CSR)이 중심이었다. 전환점은 2021년 주주 변경이었다.
해외 투자사의 ESG 데이터 요구에 대응하며 그 중요성을 체감했고, 이후 ESG를 단순 활동이 아닌 경영 전략 차원의 '지속가능성' 개념으로 체계화했다.
▲ 실제 투자나 대출 심사 과정에 ESG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과거의 재무 중심 심사에서 벗어나 ESG 요소를 구조적으로 검토한다. 기업의 산업, 매출 등을 입력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 산출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경·사회 리스크를 함께 반영하고 있다.
특히, 2024년 SBTi 승인 이후에는 여신과 투자로 발생하는 '금융 배출량'(여신과 대체자산 투자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관리 범위에 넣어 기후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 ESG 리스크를 여신·투자 심사에 반영하면서 생긴 변화가 있다면.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ESG가 사후적인 점검 항목이 아니라, 초기 검토 단계부터 함께 논의되는 기준이 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부수적 요소에 그쳤다면, 지금은 일정 요건의 거래에 대해 구조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는 제도 안착 단계지만,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면 산업·거래별 리스크를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ESG 경영을 통한 자금 조달과 투자 측면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애큐온캐피탈은 2021년 국내 A등급 캐피탈사 최초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이후 ESG 조달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까지 약 4400억원 규모를 조달했으며, 고유 자산을 포함한 ESG 투자 규모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조달 자금은 신재생에너지, 재활용, 배터리, 해상풍력 등 친환경 분야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본업과 연계되면서도 환경·사회적 효과가 분명한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 임직원들의 참여가 돋보이는 CSR 활동의 비결은 무엇인가.
-현재는 직원들이 월 5000원에서 최대 4만원까지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회사가 추가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저축은행, 캐피탈 합산 연간 약 2억 중반대 규모로 성장했다. 강제성 없이도 CEO 표창 등 독려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직 전반에 확산됐다.
▲ '사회공헌' 대신 '사회책임활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회성 지원이나 선의를 넘어, 기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이행해야 할 '책무'로 보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사회책임활동 선언식'을 기점으로 조직 내 책임 의식이 한층 강해졌다.
그 결과 2024년 임직원 봉사활동 참여자 수가 전년 대비 22.7% 증가하는 등 내부 공감대와 실천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 야구장 분리수거 캠페인 등 '협업형 ESG' 모델도 눈에 띈다.
-애큐온캐피탈은 캠페인 기획과 총괄, 예산 지원을 맡고, 두산베어스는 팬 접점을 제공했으며, 폐기물 처리 업체 에코트리는 수거와 선별을 담당했다.
이를 통해 단순 홍보를 넘어 분리배출 인식 개선부터 자원순환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현장에서 구현했다.
전광판 캠페인, 분리배출함 설치, PET 재활용 굿즈 배포 등을 통해 관람객 참여를 이끌어낸 점도 성과다.
▲ 최근 ESG 투자 흐름은 어떻게 보고 있나.
-금리 상승과 시장 상황 영향으로 관련 투자도 다소 주춤한 상태다. 다만 시장이 회복되면 친환경 투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
정부 차원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 향후 애큐온캐피탈이 그리는 ESG의 최종 지향점은.
-우리 회사 배출량의 98%는 투자·대출 기업에서 발생하는 '금융 배출량'이다. 다만 기업들이 온실가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는 협력사와 투자 기업이 ESG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협업형 모델을 통해 건강한 ESG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