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韓 등 4개국에 LNG 장기계약 불가항력 선언
입력 2026.03.25 07:49
수정 2026.03.25 07:49
카타르 라스라판의 카타르에너지 LNG 생산시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피격당한 카타르가 한국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통제 불가능한 사태로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할 수 없을 때 배상 등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해당 상황을 고지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24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 일부 국가와 맺은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공급 계약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선언은 카타르 라스라판 LNG 생산 허브가 지난 18~19일 이란의 공습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데 따른 것이다. 라스라판은 글로벌 LNG 공급량의 20%가량 차지하는 LNG 생산·수출 거점이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19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로 향하는 LNG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의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번 피격으로 이 회사의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3∼5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타르에너지에 따르면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전체 14개 LNG 생산 라인(트레인) 중 2곳과 2개의 가스액화연료(GTL) 시설 중 1곳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LNG 생산량은 연간 128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이 지난 18일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하자,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가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카타르 내무부는 발표했다.
한국은 카타르에서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연간 900만∼1000만t의 LNG를 카타르에서 들여온다. 카타르와 장기계약한 물량은 연간 610만t이다. 카타르 의존도는 LNG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미국과 호주 물량을 대폭 늘린 덕분에 20% 미만이라고 한국가스공사는 설명했다.
LNG뿐만 아니라 콘덴세이트(-24%), LPG(-13%), 헬륨(-14%) 등 부산물 수출도 연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글로벌 석유화학·첨단산업 전반에 걸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 같은 감소는 인도의 식당에서 쓰이는 LPG부터 헬륨을 사용하는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까지 폭넓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